편지 259

맥가이버와 네이버

며칠전 세일즈 회의를 마치고 점심식사를 하고 커피를 마시며 모든 구성원끼리 대화를 나누었다. 총 6명 중 성별은 여성 3명 남성 3명이었다.나와  동료 여직원 한명이 X세에 속하였고나머지는 밀레니엄 Y세대의 동료직원들이다. 그중 최근에 결혼한 여직원 C가 본인의 남편이야기를 하며 IT 나 잡기에 능한 남편을 이르기를그녀 남편의 신랑 성이 '구'씨였기에'구이버'라고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여직원 C에게 어떻게 맥가이버를 아느냐며 본인이 자랄때는 맥가이버라는 드라마가나오지 않았을텐데라며 물어보았다.왜냐하면 신랑의 성 '구'와 맥가이버의 '이버'를 합성한글자를 '구이버'라고 했을것이라 확신했기 때문이다. 옆에 않아있던 X세대에 속한 동료 여직원 J도나의 말에 동조하며 C에게 동일한 질문을 하며맥가이버가..

편지 2024.09.14

야간 사이클링

오늘 저녁 무작정 자전거를 타고 강변으로 나왔다. 텁텁한 여름날의 습기와 강에서 불어오는 시원함이 오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한여름밤의 그 독특한냄새가 일상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나는 착각을하게 해 주었다. 하단에서 다대포까지 약 30분 정도 걸렸다.저녁이라 그런지 그리 많지 않은 사람들이 뛰엄뛰엄 운동을 위해 저마다 열심이다. 오랜만에 야간에 사이클을 타며 망중한을즐기며 조금전 아내와 다툰 일을 금새 바람과함께 날려버릴수 있었다.잘 닦여진 자전거 도로를 보며 우리나라도이제 완전한 선진국으로 변모되었고나도 그 나라의 당당한 시민의 한사람임이순간 자랑스러웠다. 아주 잠시... 아버지로서의 역할과 남편으로서의 역할모두가 주어진 나의 의무이지만 그것이주는 장점도 있기에 당연히 받아들인다. 회사에서도 다행이 아직은 쓸..

편지 2024.07.25

부자는 외로움을 즐기고 정치를 멀리한다

1. 새로운 다짐을 하고 맞는 새벽이다. 고요함이 주는 적막함 보다는 새롭게 시작하는 신선하고 소중한 태초의 시간처럼 값지다. 약 10년전 내가 시행했던 나의 삶의 변화를 지금 다시 하고 있다는 사실에 스스로를 칭찬해 본다. 부자는 외로움을 즐기고 정치를 멀리하라고 했다. 일과이후 쓸데없는 모임과 필요이상의 정치에 대한 관심이 오히려 나를 위한 시간에 쓰는 것에 대한 방해요인이기 때문이다. 물론 부자가 나의 목표가 아니지만 현실적인 굴레에서 자유로울수 없기에 일단 경제적 자유가 우선적인 전제조건 일수 밖에 없다. 아직 나는 무엇을 나의 본진으로 삼아야 할지 생각중이다. 송길영의 그냥하지마라는 책을 보다가 이제는 내가 배우고 싶은 걸 정의하고, 그것을 스스로 체크해야한다고 했다. 즉 일방적으로 가르침을 받..

편지 2024.03.05

조기축구는 노는 것의 영역이다

존재하는 것은 일하는 것과 노는 것으로 나눈다면 분명 조기축구는 취미로 하는 노는것의 영역이다. 한달전 현재 조기축구FC의 코치로 부터 심한 잔소리를 듣고 속이 상해 감정을 표출한 일이 있었다. 이후 다시 화해를 하고 감정을 풀었지만 조금의 앙금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올해 코치라는 직책을 수행하기 전엔 서로 쉽게 얘기하며 소통할수 있는 좋은 감정으로 지낼수 있었다. 하지만 그가 코치라는 타이틀을 달고나서 밴드에 글을 쓰며 경기를 위한 전술적 분석 과 경기력에 대한 팀원 개개인에 대한 평가를 하기 시작했다. 처음엔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고 열정적으로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였으나 본인에게 주어진 완장이 최고의 감투가 되는 것처럼 남을 가르치려 들고 특히 경기장내에서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나의 태도가 잘..

편지 2023.12.17

일어날 일은 일어난다

1. 어제 한고객과 미팅이 있었다. 새로운 가격정책에 대한 설명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하여 해당팀 전체 인원을 대상으로 진행하게 되었다. 그런데 한꺼번에 많은 인원이 몰리고 갑자기 내 몸안에서 이상한 전율이 느껴지고 머리속이 하얗게 되었다. 또 다시 그 님이 찾아온것이다. 목소리가 떨리고 말이 제대로 되지 않고 어찌할줄 몰라 당황해 하는 나를 발견했다. 나도 모르게 내 감정을 숨기지 않고 모인 사람들에게 말했다. "갑자기 왜 이렇게 떨리는지 모르겠네요!" 그러자 내 앞에 있던 팀장께서 뭐가 그렇게 떨릴게 있느냐며 나를 안심시켜 주었다. 그럼에도 나의 수행불안은 멈추지 않고 계속되었다. 정말 수치스럽고 부끄럽고 어찌할 바를 몰랐다. 모두가 나를 비웃고 있는느낌이 들었다. 다시금 마음을 가다듬고 갑자기 준비해..

편지 2023.11.09

엄마 병상일기_입원 23일차

이번 추석은 처음으로 엄마가 병원에 계속 입원할수 밖에 없어 우리 형제들끼리 각자 추석을보내게 되었다. 엄마의 상태가 호전되는듯 하더니 불안의 강도가 다시 조절되지 않아 계속해서 부정의 말들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의사선생님은 추석전에 퇴원해도 된다고 하셔서 퇴원을 준비했었지만 실제 엄마의 상황은 아직 퇴원을 하기엔 정신상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음을 감지할수 있었다. 막내동생과 상의를 하고 일단 추석 명절을 쉬고 상황을 더 지켜보기로 했다. 엊그제 추석이브와 어제 추석날 최악의 컨디션을 보이시는 엄마를 보며 입원하기 전 상태로 다시 돌아온 상황같아 마음이 아팠다. 과연 약물로도 조절을 해도 되지 않는다면 어떻게 치료를 해야 할지 모르겠다. 이번 연휴는 더욱 더 길어 선생님의 회진이 없다보니 불안증이 심할때..

편지 2023.10.01

엄마 병상 일기_입원 15일 차

엄마의 상태는 이번주 월요일을 기점으로 뭔가 회복되시기 시작하였다. 그러고 보니 입원 11일차 부터이다. 월요일 아침 나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어제 밤에 의사선생님께 편지를 쓰셨다고 했다. 무릎이 많이 아파 수술도 해야되는데 그렇게 되면 병원비가 많이 나오게 되니 현재 4인실 병실보다 다인실로 옮겨달라고 말이다. 뭔가 삶에 대한 의지와 의욕이 생기기 시작한 신호가 세로토닌과 도파민 같은 호르몬의 조절로 이루어진 것이 아닐까 추측해보았다. 월요일과 화요일 모두 다른 약속때문에 엄마 병문안을 가지 못했지만 이미 엄마의 증세가 호전되어 나의 방문없이도 불안해 하지 않고 잘지내고 계셨다. 전화통화로도 충분했다. 수요일 13일차에 병문안을 가니 병실 밖 의자에 혼자 나와 있으셨다. 평소같으면 본인 침대에 꼭 박혀..

편지 2023.09.23

엄마 병상 일기_입원 6일차

엄마가 입원하신지 6일째이다. 지난주 목요일인 9월 7일 입원을 하셨다. 첫날은 정신이 멀쩡하시더니 둘째날은 완전히 정신줄이 바닥으로 떨어지셨다. 첫째날과 둘째날 해야할 검사가 많은데 엄마의 상태가 해당 검사를 위한 병원내 해당 장소를 제대로 찾아가지 못하셨다. 그래서 간호사들의 도움으로 겨우 마칠수 있었다. 이를 이유로 병원에서 간병인을 두어야 한다고 재촉했다. 다행이 세째날은 조금 정신이 돌아오셨다. 토요일 오전 잠깐 병원에 들러 여전히 침대에 머리를 대고 누워있는 엄마에게 인사를 하고 엄마댁 집수리를 위해 이내 병원을 나갔다. 네째날인 일요일은 오후에 엄마 병문안을 갔다. 이제 거의 간병인 이야기는 나오지 않을만큼 불안도가 낮아지셨고 몸도 한결 가볍게 움직이시는 듯 보였다. 하지만 계속 스스로의 현..

편지 2023.09.13

슬리퍼(실내화) 블루스

지난 6월 사무실에서 쓰던 아주 오래된 실내화를 보내줘야 했다. 도무지 너무 낡고 헤어져서 더 이상 신을수가 없었다. 조금만 움직여도 낡은 고무가루가 떨어지니 어쩔수 없는 선택이었다. 정말 이전 직장부터 함께하여 거의 10년이상이 내 발이 되어준 물건이다. 그런데 허름해진 실내화를 보고 있자니 늙어버린 나의 현재와 너덜너덜해진 나의 몸과 마음이 오버랩되었다. 내 직장생활의 반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실내화지만 한편으로는 많은 애환과 슬픔 그리고 기쁨을 함께하기도 했다. 그것도 제일 낮은 곳에서 말이다. 새 술은 새 부대에서라는 말이 있듯이 새 실내화를 통해 새로운 제 2막의 회사생활을 생각해 볼수 있다. 또 다른 10년을 함께 할 그런 실내화와 함께... 그런데... 다이소에서 쇼핑을 하다 단돈 3000원..

편지 2023.07.30

골프와 술

1. 골프를 꼭 배워야 할지 고민이 되는 요즘 오늘 사장님과 동료들과의 점심시간동안 골프얘기만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나는 자연스럽게 입이 무거워졌고 할말이 없었다. 식사를 마치고 커피숍에서 앉은지 얼마되지 않아 바로 스크린으로 가자고 하신다. 나를 제외한 모두는 찬성했지만 골프문외한인 나는 빠질수 밖에 없었다. 완전히 왕따가 된 기분이었다. 과연 이런 상황이 계속되지 않기 위해 골프를 배우는게 맞는것인지 고민도하고 사장님에 대한 배신감도 느끼며 여러가지 생각들이 교차했다. 2. 오후에 센텀을 나와 중앙동 사무실로 향했다. 딱히 고객과의 약속은 없었지만 스크린을 동행하지 못하고 사무실에 앉아있는 내가 좀 한심해 보이는 듯해서 나와 버렸다. 그래도 막상 중앙동에 와 보니 현재 중요한 로프 견적건으로 진행중..

편지 2023.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