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247

5월의 첫날 보고싶은 아들에게

현석아 오늘 할머니댁에 엄마하고 다녀왔다. 저녁은 외식하기로 하고 코다리 식당을 갔었단다. 코다리 해물찜을 시켰는데 양념과 코다리와 해물 그리고 떡까지 아주 환상의 조합으로 음식이 나오더구나. 특히 함께 나온 떡을 보니 현석이 네가 생각이 났었지. 그래서 현석이도 함께했으면 아주 좋아했을거라며 할머니와 네 엄마에게 말하며 네 근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어디를 가나 아직은 현석이의 빈자리가 여전히 아빠 엄마의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다. 할머니가 아빠가 군입대할때 느꼈을 그런 허전함을 이제 아빠가 부모의 입장에서 느끼고 있는 지금이다. 언젠간 현석이도 결혼하고 아이 낳으면 그런 날이 오지 않겠니. 현석인 오늘 무엇을 먹었니? 그곳 삼시세끼 식단이 어떤지 궁금하네. 아빠 군생활때만해도 먹기엔 나쁘지 ..

편지 2021.05.02

주말을 맞이하며 아들에게

사랑하는 아들에게 주말의 시작이자 불금 저녁이 되었다. 현석이가 현재 규율에 맞춰져 있는 상황이다보니 사회생활을 할때 잘 느끼지 못할 그 자유가 무엇인지 조금은 잘 알게되리라 생각한다. 부산은 저녁 10시 30분 부터 바람이 많이 불더니 지금 비바람이 흩뿌리고 있다. 아빠는 오늘 저녁도 엄마와 함께 저녁 운동을 마치고 오랜만에 식탁에 마주앉아 엄마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었단다. 아빠는 맥주한잔도 함께하면서 현석이 얘기도 하면서 그렇게 엄마와 이야기 꽃을 피웠다. 엄마는 피곤한지 잠에 들었고 아빠는 책상에서 현석이에게 또 이렇게 편지를 적고 있단나. 내일은 엄마하고 할머니집에 가서 어버이날 기념을 위한 할머니와 저녁식사를 할 예정이란다. 코로나로 인해 여전히 함께 모이는게 쉽지는 않지만 조심해서 갔다 오기..

편지 2021.05.01

군대간 아들에게

현석아 아빠야. 네가 입대한지 벌써 2주가 다 되어 가는구나. 지난 19일 입영일 훈련소에서 손 흔들며 막사로 들어가던 아들 모습이 선하네. 막상 너를 군에 보내려니 아빠도 마음이 많이 아프더구나. 그날 집에 돌아와서 엄마하고 저녁식사를 하는데 집이 너무 텅빈 것 같고 며칠동안 마음이 너무 허전하고 공허했었단다. 지금도 집안을 돌아다니며 너와 함께했던 체취와 추억들이 새록새록 하단다. 하지만 늠름하게 새로운 생활에 잘 적응하고 잘 지내고 있을 아들을 생각하니 대견하기도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하게 된단다. 요즘 거기 생활은 어떤지 궁금하구나. 어느정도 적응이 되었겠지. 코로나로 인해 2주간 격리하고 있는걸로 알고 있는데 아직 정식으로 훈련을 받고 있는지도 궁금하구나. 엄마하고 아빠는 매일 현석이가 어떻게 지내..

편지 2021.04.30

삶의 비루함

삶의 비루함을 느낄때가 있다. 자괴감과 자존감이 바닥끝까지 떨어질때. 인간이기에 모두가 느끼는 공통적인 감정이다. 난 아직 맨탈 훈련이 덜 된것일까. 그럼에도 있는그대로의 내 인생을 살아가는것만으로도 가치가 있는 삶이다. 마지막까지 살아내는것이 중요한 나에게 주어진 생의 그때까지를 잘 살아내자. 내 삶이 비루한것이 아니라 내 하루하루가 소중한것이다. 꾸준하게 긴 인생을 살아가는것만으로도 위대한 삶이다. 라디오의 EBS 북카페에서 소개하는 소설 를 통해 새롭게 깨닫는 시간....

편지 2021.03.24

신념의 전환

젊은 시절 우파면 국가의 발전이 없고 나이 들어 좌파면 인생의 발전이 없다 라는 누군가의 말이 떠오른다. 대학시절 부터 몇십년간 나를 지배해왔던 신념이 좌클릭에서 우클릭으로 많이 돌아섰다. 그렇다면 난 어쨌든 젊은 시절엔 국가의 발전을 위해 도움을 주었고, 나이가 든 현재는 내 인생의 발전을 위해 뭔가를 해나가고 있는것이다. 작금의 정부정책 특히 부동산정책은 거의 실패에 가깝다. 시장을 통제하고 그 시장의 작동구성 단위인 투자자들을 적폐로 몰고 일반 실수요자의 주거이동의 권리까지도 조정지역이라는 수단을 통해 은행대출을 제한하고 틀어쥐려하는 것은 더욱 아이러니하다. 부동산에 무지한 국민의 한 사람으로 작년 12월이 되어서야 비로소 내가 몸담고 있는 아파트의 가격과 보다 낳은 입지의 아파트 가격을 비교하며 ..

편지 2021.03.02

엄마의 헛헛함

설 연휴 끝날이라 무언가 헛헛하다. 명절당일 말씀하신 엄마의 그 헛헛함과 비슷한 느낌이랄까. 이번 명절은 코로나로 인해 온가족 모이지 못하다보니 가족을 대표해 나만 엄마댁을 찾았고 동생들도 마찬가지였다. 오랜만에 오붓하게 삼형제와 엄마와 함께 저녁식사를 했다. 술이 거나해지자 서로의 마음이 조금씩 열리는듯 했다. 막내동생이 모든 일가친척들에게 영상통화를 걸어 엄마와 삼형제 모두 새해인사를 나누게 되었다. 단지 음성통화로 할때와는 달리 더 친근하고 실질적인 인사를 나눌수 있어서 새로웠다. 똑같은 아들들이지만 막내는 나름 아주 사교적이다. 둘째동생은 쉽게 버럭하는 성격이며 덜 사교적이다. 나는 막내와 둘째의 중간적인 성격이다. 엄마도 이것을 잘 알고 있다. 엄마는 명절 당일 헛헛한 마음을 달래기위해 우리에게..

편지 2021.02.15

회사동료의 죽음

우리는 어차피 한번 이세상에 왔다가 언젠가는 흙으로 돌아간다. 기독교적 세계관에선 육체는 죽지만 영혼은 영원히 살수 있는 영생을 누릴수 있다. 물론 예수를 구주로 영접할때만 말이다. 엊그제 금요일 퇴근길에 한때 직속상사였던 영국인 폴의 사망 소식을 들었다. 18년 10월 퇴직후 12월 한국에서 사장님과 우리 직원들과 함께한게 마지막이었다. 올해 그의 나이 약 60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마음이 짠하고 인생이 다시 덧없다는 생각이 난다. 그는 영국인이지만 종교가 없었다. 백인 치고는 상당히 동양적인 '정'이라는 단어를 느끼게 하는 인간미가 있었다. 감성적이면서도 논리적인데 전자가 더 앞서는 그런 따뜻한 성격의 소유자였다. 비록 현재 회사를 떠난 몸이었지만 회사 본사 주체로 페이스북에 추모를 위한 별도 사이버..

편지 2021.02.08

회사의 인센티브

회사에서 작년 12월 세일즈 경쟁대회를 열였다. 최근 6개월 평균 월실적대비 마직막달 12월 실적 성장률 최고 3위까지 인센티브를 각각 1000불 주는 대회였다. 운 좋게도 내가 당첨이되었고 한국CS인 송대리도 함께 그 영광을 누렸다. 비록 내 실적으로 이룬것이지만 분명 우리 Sales Team이 함께 성취한 것이기에 함께 나누기로 결심하고 일정금액을 팀원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총 3명에게 일정금액을 주고 아내에게 나머지 인센티브 금액을 주었다. 아내가 정말 나의 새로운 모습을 보았다며 여러번 감탄하는듯한 말을했다. 처음엔 나누어 준다는게 좀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막상 나누고 나니 더 행복한 삶과 인생이 기다리고 있었다. 나름 Sales Team의 제일 선임인 나는 뭔가 맞형으로서 역할을 해야할 필요..

편지 2021.0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