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야간 사이클링

Stage2 2024. 7. 25.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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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저녁 무작정 자전거를 타고 강변으로 나왔다.

 

텁텁한 여름날의 습기와 강에서 불어오는 시원함

이 오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한여름밤의 그 독특한

냄새가 일상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나는 착각을

하게 해 주었다.

 

하단에서 다대포까지 약 30분 정도 걸렸다.

저녁이라 그런지 그리 많지 않은 사람들이 

뛰엄뛰엄 운동을 위해 저마다 열심이다.

 

오랜만에 야간에 사이클을 타며 망중한을

즐기며 조금전 아내와 다툰 일을 금새 바람과

함께 날려버릴수 있었다.

잘 닦여진 자전거 도로를 보며 우리나라도

이제 완전한 선진국으로 변모되었고

나도 그 나라의 당당한 시민의 한사람임이

순간 자랑스러웠다. 아주 잠시...

 

아버지로서의 역할과 남편으로서의 역할

모두가 주어진 나의 의무이지만 그것이

주는 장점도 있기에 당연히 받아들인다.

 

회사에서도 다행이 아직은 쓸모가 있다.

물론 팀장도 아닌 현업의 업무에 충실한

영업담당자이며 나이 어린 상관에게 보고

해야 하는 이 또한 껄끄러운 입장이지만

말이다.

 

모든것을 내려놓고 현실을 인지하고

그렇게 행동하니 마음이 편해진다.

회사 생활에서 중요한것은 나이보다는

능력이다. 

물론 나의 능력도 관점에 따라 능력이

없다고는 할수 없지만 현재의 나이어린

팀장의 능력과는 또다른 차원의 차이가

있음을 인정하기에 할 말이 없다.

 

이제 무대의 중심은 나와 같은 50대에서

3040세대로 이동중이다.

그것이 현실임을 자각할때 나는 새롭게

태어날수 있다.

자존심도 내려놓고 고상한 품위도 

아무런 쓸모가 없음을 알고 있다.

 

현재의 흐름에 순응하되 새롭게 변화를

위해 나아가는 내 안의 현명함이 필요하다.

 

결국 내 안의 마음을 구할수 있는 이는

오직 나이기에 어떤 어려움과 굴욕이

오고 거기에 자기 혐오까지 설상가상으로

더해져도 결국 지켜야할 내 안의 마음만

은 잘 다독이며 상생하면 된다.

 

라디오 어디선가 들었던 "시니어 파워"가

나름 위로를 준다.

앞으로 젊은 경제활동 인구가 줄어드니

지금의 4050대가 6070이 되면서 시니어

파워를 가지게 되고 지금의 노인세대와

는 또 다르게 재편될것이라고 한다.

 

중앙동의 그 유명한 식당 "섬진강"도

문을 닫고 새로운 식당이 그 이름을

대신하고 있음을 오늘 오후알게 되었다.

 

끝임없이 변하는 현실이 서글프지만

살아가기 위해 아니 살아납기 위해

스스로를 불편하게 해야할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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