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엄마의 우울중과 불안증

Stage2 2023. 7. 3. 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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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엄마와 두달동안 함께 살기를 중단하고

엄마가 홀로서기할수 있도록 엄마댁으로

모셔다 드렸다.

지난 6/26일(월) 대학병원에서 시행한  

여러문항의 설문테스트 및 PET CT 그리고

뇌 MRI의 검사 결과 구조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진단이 나왔고 뚜렷하게 침해라는 증상도

없다는 의사의 소견으로 인해 어떠한 노인성 장애

등급도 나오지 않았다.

다행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엄마의 증상은 호전되지 않고

인지가 안된다고 하시고 똑같은 말을 하시며

지속적인 불안을 호소하시고 계셨다.

 

자식으로서 모든 도리를 다하리라 생각하며

집으로 모시고 온지 2달이 다되가면서 엄마의

지속적인 부정적 불안 야기와 더구나 나를

걱정한답시고 말씀하시는 것이 나의 단점을

이야기하시며 아내를 경계하라는듯한 말투에

너무 짜증이 나기 시작하였다.

 

긴병에 효자 없다는 말을 다시 실감한 순간이었다.

 

나도 어쩔수 없는 인간이고 나만은 엄마에게

죽을때 까지 잘 해주며 효도할것을 약속했지만

부딪히는 현실은 완전히 나의 첫다짐을 흐트려

놓아 버렸다.

 

아내가 엄마를 계속 보살펴줬으면 하며 은근히

아내를 압박하며 다투기도하고 단식을 통한

무언의 압력을 넣어보았지만 그것은 나의 

잘못된 나만의 오판이었다.

 

아내도 이미 기저질환이 있어서 몸과 마음의

병이 이미 깊어져 있는 상황인데다 엄마를

모시며 살다보니 그 증세가 더 악화되고 있음

을 알게되었다. 거기에 아들의 정신과적 문제가

함께 연결될수 밖에 없었다.

 

엄마는 떠나기 하루전날 분리불안 증세가

더 심해지셨다. 이제 혼자 사셔야 된다고 하며

말씀드렸더니, "나 혼자 어떻게 사나, 안된다."

라고 외치시면서 온몸을 부르르 떨고 계셨다.

한번이 아니라 주기적으로 혼자살면서 해야하는

모든 일들을 언급하시며 혼자 못하신다고 했다.

도저히 나로서는 엄마를 혼자 모시게 해서는 어렵

다고 생각했다.

 

이를 보는 나는 아내와 엄마의 중간에서 정말

어찌해야할지 내 머리속이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일단 대세의 흐름을 바꿀수는 없었기에 오늘

엄마를 모시고 갈수 밖에 없는 터라 더 이상

중간에서 아무밀더 하지 않고 있었다.

 

그런데 막상 가는 당일 엄마의 태도가 조금

바뀌기 시작했다. 체념이라고 해야될지

포기라고 해야될지 더 이상 올라가서

혼자 살아가는것에 대한 불안한 언급이

거의 없어졌다.

물론 말속에 묻어나오는 불안적 상황들은

여전하지만 혼자사는것에 대한 어필은

우리들에게 더 이상 하지 않으셨다.

 

당일 아침부터 엄마는 집에 있는 모든 당신의 짐을

챙기시기 시작했고 거의 12시가 넘어서야 집을 나

서게 되었다.

당신 손자이자 나의 아들고도 떠나기전 그동안

고마웠다며 나직한 목소리와 한번의 포옹을 마

치고 자가용에 올랐다.

 

집 도착전 밖에서 잠깐 요기를 하고 3시경 집에 도착

한지 얼마되지 않아 이모와 이모부 그리고 엄마

의 절친이신 아줌마와 남편께서 엄마의 복귀를

환영해 주러 오셨다.

 

엄마는 그제서야 잠재되어 있던 불안을 해소시키기

라도 하듯 이모와 친구분에게 본인의 불안을 쏟아

내기 시작했다. 

혼자사는것에 대한 불안을 일상 생활의 모든 것들

을 말씀하시며 당신은 못한다고 하시는 그런 이야기를

계속 하셨다.

하지만 엄마의 하소연은 거기서 더 이상 힘을 받지 

못했다.  왜냐하면 이모와 친구분의 답변은 오히려

이제 혼자살아함을 당연한 일로 여기고 엄마의

그런 투정이 자식을 더 힘들게 할거라는 겁박(?)성

멘트에 엄마는 이내 꼬리를 내리고 다시 감당해야

할 현실과 마주하는 듯 했다.

 

오후 5시가 넘어가며 이모도 가시고 이내 엄마

친구분도 가셨다. 나는 아내와 남아 엄마와 저녁을

함께 먹고 엄마 집을 나서는데 아파트 문을 닫기전

엄마의 그 멍하면서도 어찌할수 없어하는 측은한

그 얼굴을 잊을수가 없었다.

 

아파트 문이 닫히는 순간 슬픔과 후련함이

교차하는 묘한 감정을 가지고 아내와 함께

집으로 돌아왔다.

 

일단 아내에게 감사하고 고맙다는 말을

전하며 엄마를 돌보는 문제로 내가 했던

잘못을 다시한번 사과하며 아내의 현재

아파하고 있는 기저질환이 빨리 회복될

수 있도록 보조 영양제를 사주기로 하였다.

 

어제 자꾸 엄마가 나를 보며 온몸을 떨며

"나 혼자는 안된다"라고 했던 말과 그 표정

이 떠나지 않고 있다.

 

엄마의 증상이 현재 우울증과 불안증이

함께 있는 상황인데 대학병원의 약은

신경과관련 약이라  잘 듣지를 않고

새로 약을 탓던 우리집인근 정신과 병원의

처방 또한 시원찮은 상황이라 설상가상이다.

다행이 토요일 정신과 병원에 다시가서 

약간의 변경을 통한 약처방을 새로 받았다.

 

당분간 매일 매일 전화를 통해 엄마의

안부와 질환의 상황을 살펴봄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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