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259

보고싶은 다니엘 형님

오랜된 책을 정리하다 우연히 다니엘 형님과의 영어 편지를 발견했다. 약 18년전 이메일을 쓰기시작하던 초창기에 주고받은 편지다. 나의 형편없는 그 당시 영어실력을 보며 이런 시절도 있었구나 하며 피식 웃음이 났다. 그런 시절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음을 잘 알고 있다. 나보다 약 6살이 많았던 기억이 나는데 아주 순진하면서도 순수한 성품의 소유자였다. 고향은 미국 뉴욕 인근 시골에서 태어나서 자랐고, 대학에서 전기공학을 공부했다. 99년 졸업후 두번째 직장으로 전라도 익산시 황동면이라는 아주 외딴 시골에 옹기 및 전등를 제작하면서 식당을 운영하는 곳이었다. 난 그곳에서 전등을 만드는 "예광"이라는 벤처기업(그 당시 소기업들이 벤처기업으로 많이 등록함)에 이전 직장 동료의 인맥을 통해 취직을 하게 되었다..

편지 2019.02.19

32회 북극곰 수영축제에 참가하다

지난 일요일 올해 32회 북극곰 수영축제에 다섯번째 참가하게되었다. 2014년부터 고등학교 친구들과 시작한 새해의식으로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이벤트이다. 용범이를 비롯하여 사대부고 17기 몇몇 친구들과 함께 시작된 한겨울 바닷물에 뛰어드는 새해의식이 나에게 주는 의미는 무엇일까. 첫째는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을 유지하기 위해서이다. 둘째는 친구들과의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가기 위해서이다. 셋째는 삶의 긴장감과 활력을 유지하기 위해서이다. 넷째는 새해 계획과 결심을 차가운 바닷물에서 온몸으로 느끼고 피부에 각인시키기 위해서이다. 어떤이는 친구따라 강남가지만 나는 친구따라 겨울바다로 간다. 차가운 바닷물에 뛰어드는 것은 절대 혼자서는 할수 없는 함께 할때만 가능하다. 일명 플라시보효과처럼 친구들과 즐기고 ..

편지 2019.01.08

아이의 언어연수 작심 7일

기해년 새해가 밝은지 벌써 6일째다. 그 사이에 가정사에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 현석이가 필리핀어학연수를 가고나서 도저히 그 공부량을 감당하지 못해 일주일만에 내일 돌아온다. 스카이캐슬에 나오는 부모의 자식에 대한 욕심과 내가 현석이에게 바랬던 욕심이 강도의 차이는 있지만 어쩌면 비슷한 종류의 속물적 근성에서 비롯 되었다. 나의 아들만은 남들보다 좋은 환경에서 교육을 받고 이를 타인에게 나의 자랑거리로 만들려는 욕심들이 빚어낸 결과이다. 지난 주 금요일 현석이와 통화했다. 향수병과 공부량에 힘들어하는 마음을 붙잡아 계속 필리핀 언어연수를 마무리 하게끔 노력을 했지만 실패였다. 아이의 마음이 이미 그 곳을 떠나있었다. 내 마음대로 움직여주지 않는 아이를 보며 나약한 놈이라고 그래서 이제 앞으로 사회생활은 ..

편지 2019.01.06

신이 인간에게 자식을 준 이유

신이 인간에게 자식을 준 이유는? 니 마음대로 안된다는걸 느껴봐라 어제 스카이캐슬 드라마를 보다 건진 멋진 한마디이다. 직접 자식을 키워본 사람만이 공감할수 있는 멘트이다. 현석이가 어제 필리핀으로 언어연수를 한달일정으로 떠났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부모와 한달 이상을 떨어져 지내게 되었다. 나 역시 아들을 처음으로 한달이상 못보게 되었다. 이번 고2의 겨울방학이 현석이에겐 아주 중요한 인생의 전환점이 되길 바란다. 쪼달리는 형편에도 아들이 더 낳은 환경에서 다양한 경험과 영어를 습득해서 더 좋은 미래를 살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에 보내준 연수이다. 조금전 필리핀 현지에서 현석이와 통화를 했다. 내일부터 시작될 본격적인 수업준비를 위해 학생신상현황을 작성하고 있었다. 전부 영어로 써 있다 보니 나에게 이것 저..

편지 2018.12.30

속물근성

지난 주 일요일 아내의 통화내용을 듣다 아내의 속물 근성이 못내 불편했다. 오랜만에 간 교회에서 12년만에 교회건축시 빌린 돈을 모두 갚은것을 축하하는 주일이었다. 이를 본 아내가 집에와서 아는 지인에게 전화하면서 "저도 교회 목사 한번 꼬셔서 교회한번 차려 볼까요"라는 말을 자연스럽게 내 뱉는 것이었다. 물론 농담이었지만 순간 아내가 너무 밉게 보였다. 하지만 정작 생각해 보면 나의 행실 또한 속물근성에서 벗어날수 없는 처지였다. 내 주머니 것은 소중하고 남의것은 하찮게 여기고, 내 돈은 아깝고 회사 돈은 덜 아깝게 생각하니 말이다. 나에 대한 반성을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누구하나 속물근성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없다. 2018. 12. 30. 오후 10시 10분

편지 2018.12.30

축구 예찬

축구와 같은 격렬한 운동을 하고 난 뒤의 충만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모든 몸과 마음에 쌓인 찌거기를 땀으로 공기로 뿜어내어 배출하며 더 할 나이 없는 오르가즘을 느낀다. 오늘도 대학친구의 계모임이 있는 날이었지만 모레 있을 시합준비를 위해 저녁 경기에 참석을 하고 돌아온 소회를 여기에 남기게 되었다. 더욱이 오늘은 다른날 보다 거의 풀로 25분 4세트를 뛰었으니 거의 일반 축구 전후반전을 뛴것과 맞먹는 시간이자 운동량이다. 그럼에도 이렇게 멀쩡하게-물론 조금 근육과 발목 어깨가 쑤시지만-일상생활로 돌아와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몸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내가 대견하다. 컨디션과 체력이 아주 많이 올라와서 받쳐주고 있는것이다. 일반인들-공을 차지 않거나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축구라는 운동을 매우 격렬하고 ..

편지 2018.11.23

인간관계의 지혜-자기 의견을 버려라

자기 의견을 버려라. 그러면 '나는 상처 받았다'고 하는 피해의식도 사라진다. '나는 상처받았다'고 하는 피해의식을 버리면 상처도 제거되는 것이다. 아우렐리우스 명상록, 4편 7절 사람은 누구나 자기 의견을 무시당할때 상처를 받는다. 세상을 살아가는 사회적 동물인 인간은 누구나 다 개별적 존재이고 각자 다른 삶을 살고 그렇기 때문에 개인적인 자기 의견이 존재할수 밖에 없다. 토론이나 회의할 때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의견과 주장을 하다가 쉽게 받아들여 지지 않을때 자신의 주장과 의견을 관철시키기 위해 상대방과 논쟁이 붙게 되게 된다. 논쟁의 강도가 높은 경우 오히려 본인의 이성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맨붕이 오거나 감정에 치우쳐 상대방 의견을 조목조목 합리적 논리적을 반박하지 못하게 된다. 결국 격앙된 ..

편지 2018.11.17

교만하지 말고 겸손하기

하반기 다락방 모임에 약 2달만에 처음 참석했다. 오늘은 사람들이 많지 않았던지 순장님께서 커피숍에서 이야기교제하자고 하셨다. 교제를 마치고 집으로 와서 오랜만에 이찬수 목사의 주일설교와 홍민기 목사의 설교를 듣으며 그동안 잊고 있던 하나님이 내게 다시 찾아왔다. 영혼과 영성이 꿈틀거리고 그 동안 내 안에 혼란스러웠던 세속적인 일들에 쉽게 흔들린 과거의 나를 보았다. 조금씩이라도 영혼과 영성이 내안에 깃들며 살아갈 수 있으려면 말씀으로 무장되어야 한다. 앎보다는 실천이다. 조그마한 변화속에도 흔들리지 않는 마음을 간직하기란 쉽지 않다. 교만하지 않고 겸손하는 삶을 살아가고 그렇게 실천하면 된다. " '기록된 말씀'으로 교만을 물리치고, 나의 내면에 '하나님의 권위'가 회복될때 교만이 사라진다." 라고 이..

편지 2018.11.07

나에게 "시간"이란

시간이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나는 무엇이라 답하겠는가. 조금전 어느 한 라디오방송을 듣다 사회자가 게스트에게 던진 마지막 질문이었다. 게스트는 시간은 "나는 것" 도 있지만 "내는 것"이라고 했다. 나는 시간은 그냥 신경쓰지 않으면 그냥 흘러가 버린다. 내는 시간은 의도적으로 자신이 만들어내는 것이고 이것을 통해 의지적으로 무언가에 열중하기위한 것이기 때문에 내는 시간에 하고 있는 일들이 곧 자기 정체성을 결정한다 라고. 그렇다. 나는 시간이 날때 기꺼이 좋아하는 일들을 한다. 특히 토요일 오전에 하는 축구와 가끔씩 고등학교 동창들과 하는 주말등산, 그리고 식구들과 영화감상, TV 시청 등이다. 물론 축구와 등산은 시간이 나야하지만 의지적으로 시간을 내는 것이기 때문에 '나는것'과 '내는것..

편지 2018.10.21

"다시 시작" 모드 활용하기

#1 며칠전 회사의 캡슐커피머신이 작동하지 않아 한참을 만지작 거렸다. 그때 송대리가 오더니 한번 전원을 오프했다가 다시 켜보라고해서 했더니 작동이 되었다. #2 어제 퇴근길 지하철에서 나의 휴대폰 앱을 작동하려고 하니 작동이 되지않았다. 몇번을 눌러도 작동이 되지않아 결국 다시시작 버튼을 눌러 사용을 하니 작동이 되지 않는가. 위의 두상황인 기계의 경우 지속적으로 사용을 위해서는 간헐적으로 "다시 시작"과 같은 잠깐의 휴식과 비움이 필요하다. 사람 역시 마찬가지 이치이다. 나에게 "다시 시작"과 같은 명령어를 입력한다면 어떤 형태의 휴식과 비움이 필요한 것일까. 또 어떠한때에 그런 명령어가 필요한 것일까. 아마도 힘들고 치쳐 머리가 돌아가지 않거나 복잡한 상황이 나의 판단을 흐릴때 "다시 시작" 모드로..

편지 2018.09.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