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아이의 언어연수 작심 7일

Stage2 2019. 1. 6.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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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해년 새해가 밝은지 벌써 6일째다.

그 사이에 가정사에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

현석이가 필리핀어학연수를 가고나서 도저히 그 공부량을 감당하지 못해 일주일만에 내일 돌아온다.

 

스카이캐슬에 나오는 부모의 자식에 대한 욕심과 내가 현석이에게 바랬던 욕심이 강도의 차이는 있지만 어쩌면 비슷한 종류의 속물적 근성에서 비롯 되었다.

나의 아들만은 남들보다 좋은 환경에서 교육을 받고 이를 타인에게 나의 자랑거리로 만들려는 욕심들이 빚어낸 결과이다.

 

지난 주 금요일 현석이와 통화했다. 향수병과 공부량에 힘들어하는 마음을 붙잡아 계속 필리핀 언어연수를 마무리 하게끔 노력을 했지만 실패였다. 아이의 마음이 이미 그 곳을 떠나있었다.

내 마음대로 움직여주지 않는 아이를 보며 나약한 놈이라고 그래서 이제 앞으로 사회생활은 어떻게 할 거냐고 속으로 되내여 보았다. 하지만 뭔가 아이를 특별하게 키우고자했던 나의 욕심이 지나쳤고, 아이의 수준을 제대로 파악하지도 못하고 준비없이 보낸 나를 반성할 수 밖에 없다.

 

오늘 오후 현석이와 통화 하며 해맑게 "이제 한국 갈 준비 다 했어, 아빠. 내일 봐요." 라고 했다. 현석이의 나약함에 대한 미움은 사그라들었다. 오히려 아이에 대한 나의 속물적 기대는 이제 모두 내려놓고 앞으로 현석이가 몇년후 성인이 되었을때 나와 술친구가 될수 있도록 편하게 소통하는 관계를 가지는것이 목표이다.

 

아이교육에 더 이상 외형적 간판과 명성이 주는 달콤함을 추구하기 보다 인간성과 사람됨과 품성을 키워주는 것에 의미를 두고 나아가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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