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2월 13일 금요일 저녁
응답하라 1994에 빠진 요즘 금요일 저녁이면 이 프로그램때문에 다른 약속을 왠만하면 잡지 않고 있다.
근데 오늘방송부터 조금씩 내용이 억지로 만든 것과 같이 재미가 없어지는 느낌이다.
그래도 지난 회 방송을 보면서 나의 과거 20대 시절을 회상하며 그 시대 음악을 음미할 수 있어서 좋다.
그때 그시절 패기와 젊음이 무기였지만 무언가 미래에 대한 불완전하고 불확실한 두려움으로 가득했던 시기였고 열정만 있었고 실천과 노력이 부족했던 그런 삶에 대한 후회가 남지만 세월을 탓할 수만은 없는 것이다.
이를 통해 느끼는 가장 중요한 교훈이 있다.
교훈은 내가 또 20년 후 60대가 되어 나이 마흔의 중년을 생각해보며 후회하는 삶이 아닌 알차고 야무지고 빡세게 살아서 후회가 남지 않은 과거였음을 회상할 수 있도록 지금부터라도 열심히 살아보자는 것이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고 지금부터라도 내가 20대 대학시절 하지 못한 것이 있다면 시작하고 도전해 보자.
2013년 12월 14일 토요일
대학교 계모임인 "패밀리"의 가족송년회가 있었다.
총 8명중에 6명 가족들이 모였다.
이른 저녁시간부터 형구 집 근처 오리고기집에서 고기를 먹고 형구 집으로 향해서 다음날 새벽 1시가 되어서 헤어졌다.
이번에 특히 의미있는 사건은 형구네 부부의 16주년 결혼기념일이 다음주인데 오늘 미리 거행하며 다른 가족들의 축하속에 두 부부의 키스신까지 연출된 뜻깊은 날이였다.
대학을 졸업하고 어느덧 14여년이 흐른 지금 아이들도 유아부터 초등 6학년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아래 세대들이 있지만 대학시절 그리고 갓 직장생활을 할 때만 해도 이렇게 모임이 유지되며 가족끼리 단합회를 할 수 있을리라고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만큼 이 모임에 대한 구성원 모두의 애정이 남다르지 않게 각별한 의미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으며 어느 모임못지 않은 탄탄한 역사와 끈끈한 관계로 맺어져 온 것이다.
아내도 이 모임을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나타내고 다른 구성원들에게는 없어서는 안될 존재로 인식되며 오늘도 교회의 어머니학교를 수강하고 늦게 도착하였지만 헤어질때 까지 주도적인 중요 스피커로서 이 모임을 이끌며 부부관계에 대한 여러가지 소중함을 일깨우며 주도해 나갔던 하루였다.
아내의 그런 모습에 매우 강한 매력을 느끼며 새로운 아내의 면모를 보게 되어 소중한 시간이었음을 잊을 수 없는 순간들이었다.
2013년 12월 15일 일요일
아들 현석이에게 엄청한 처벌을 가했다. 육체적 정신적으로 나의 이성과 합리가 땅바닥에 떨어지는 순간이었다.
어제 계모임에서 나의 휴대폰으로 게임을 하면서 "윈드러너" 게임을 하기 위해 내 전화번호 목록에 있는 사람 116명에게 보냈던 것이 오전 식사를 하면서 알게 되었고 그 명단에는 나의 옛 고객, 현재의 팀장, 이전 직장의 임원분 등 많은 사람이 있는것을 파악하면서 였다.
아내가 만류하며 나의 분노와 육체적 체벌을 막아섰지만 현석이와 한 바탕 일요일 오전에 소동이 일어났고 아버지로서의 인자함과 관대함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는 한마리의 괴수같은 짐승이 내 안에서 조종하고 있었다.
약 20여분을 현석이에게 꾸짖고 효자손으로 엉덩이를 때리고 분노를 표출하고 나서 아내의 개입과 갑작스런 기도를 통해 상황이 누그러지게 되었다.
아이를 키워나간다는 것이 정말 쉽지 않은 일임을 다시 한번 느끼며 내가 아버지로서 과연 무조건적인 사랑으로 대할 것을 맹세했던 아버지학교에서의 다짐들이 전혀 실천되지 않고 있음을 알게 된 순간들이었다.
물론 상황이 끝나고 약 1시간 후 현석이에게 솔직하게 아버지도 사람이라 이성을 잃고 대했던 것은 미안하고 용서해달라고 빌었고 아버지는 너를 여전히 사랑한다는 믿음을 보여주며 안아주었다.
그래도 지금 생각해보면 마음 한켠이 너무 아프고 또 아팠다.
아이에게 못할 짓을 했다는 생각이 계속 머리속을 헤집고 다녔다.
자기전 현석이에게 다가가서 축복기도를 해 주며 오늘 일로 상처받은 것을 모두 하나님께서 치유하고 회복시켜주시기를 빌면서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
아이를 키우며 생기는 일들중 오늘은 특히 나에게 쉽지 않은 도전을 준 주일 하루였다.
비록 오늘 내 이 나쁜 성정이 무너지고 흐트러졌지만 마음을 다잡으며, 앞으로 아이가 어떠한 일들로 나를 시험하더라도 다시는 이런 괴팍한 성격이 나오지 않도록 해야겠다는 다짐에 다짐을 더하며 아내와 약속을 하였다.
오늘보다 더 낳아지고 훌륭해지는 나의 내일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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