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2월 20일 금요일
23년만에 나의 고교인 부산사대부고 총 동문회 동창회를 참석했다.
며칠전 밴드에서 알게된 이 모임에서 3학년때 같은 반이었던 용범이를 통해 나오게 되었고 이를 통해 정말 23년 전의 세월을 거슬러 올라간 기분이었다.
몸은 이미 인생의 중년으로 치닫고 있지만 나의 영혼과 마음은 고등학교 시절 그때로 돌아갈 수 있었다.
23년만에 만난 동창들은 직업도 다양했다. 변호사, 의사, 사업가, 무역회사 임원, 일반 회사원 등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이 있음을 알고나서 순간 나를 둘러싼 사회적 인맥의 폭이 수평적으로 확 늘어나 더욱 모임에 참석하길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 고교시절 열심히 한 친구들은 기대했던 만큼 현재 만족스런 지위에 있었고 그렇다고 성적순위가 인생의 모든것을 결정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호텔에서 열린 총 동문회 이후 별도로 약 16명의 동기들끼리 모임을 가지며 아주 유쾌하고 즐겁고 조직에서 회식시 신경썼던 윗사람과 아래사람간의 균형유지와 상관없이 자유로운 분위기속에서 이루어졌다.
1차 굴집에서 2차 노래방에서 3차 추어탕집에서 마무리를 하고 나니 다음날 새벽 1시가 넘었고 집에와서 씻고 잔 시각은 2시 반쯤되었다.
우리 동창의 특징이 다른 남자고등학교와 다른 점은 남녀공학이라 이번에도 5명의 여자동기가 참석하여 더 아기자기한 분위기가 연출되었다.
모두들 마흔을 넘긴 지금, 아파하고 불안해하고 불확실해하며 미래를 걱정했던 지난 20,30대를 지나 어느정도 자기의 자리를 잡고 조직과 사회의 중간자적 지위라는 타이틀과 책임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었다.
나의 첫 참석에 모두들 반겨주고 환영해 주어 흥겨웠고 어색함이 빨리 사라져 잘 적응하게 되었지만 단지 이런 친구들을 알게 되어 기대려고만 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하였다. 물론 나의 인맥의 폭이 넓어지는 계기가 되었지만 이를 통해 친구들을 이용해먹으려 하지 말고 진정성 있는 마음으로 대해야 하며 결국 나 혼자 내가 해야할 일과 나의 길을 뚜벅뚜벅 걸어가야 할 것이다.
더욱 분발해서 친구들에게 누가되지 않고 잘된 친구들을 보면서 더욱 열심히 살아가는 결심으로 내일을 맞이해야겠다.
2013년 12월 21일 토요일
새벽 6시 반에 일어났다. 비록 4시간 정도 밖에 자지 못했고 숙취가 머리를 때리고 있었지만 어제의 유쾌한 만남이 피곤함을 말끔히 씻어주는 청양제역할을 해 주었기에 가능했다.
조기축구 참석을 하고 현재 내가 소속한 또다른 공동체에 충실하는 삶을 살아가야 했다.
피곤한 기상과 참석이었지만 아직도 내안의 강한 정신력이 이렇게 숨쉬고 있음을 확인한 하루였고 너무 벅차고 자랑스런 하루이다.
2013년 12월 22일 일요일
아침부터 추운날이 계속되었지만 현석이와 2부 교회예배 참석을 했다. 아내는 처남과 처형과 함께 먹기로 한 팥죽과 호박죽 만드는 일때문에 참석할 수 없었다.
오후 늦게 완성된 팥죽과 호박죽을 처형, 처남 그리고 아내와 함께 나누면서 아내의 즐거운 표정을 보며 나또한 행복감을 느꼈다.
고교 밴드에서 친구들은 대부분 팥죽을 사먹거나 시댁에 가서 어머니가 해놓은 것을 먹는다고 했지만 나는 아내의 훌륭한 요리솜씨덕분에 직접 집에서 해먹을 수 있게 되어 아내가 자랑스러윘다.
그래서 고교 밴드에 아내가 직접 팥죽과 호박죽을 한다고 팔불출처럼 아내 자랑을 하기도 하였다.
요리을 하며 아내와 처형이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자매간에 간만에 보기좋은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거의 이런 시간이 쉽게 오지 않기에 오늘과 같은 시간을 처형과 처남과 함께 할 수 있어 너무나 감사하고 뜻깊은 하루였다.
현석이의 연약한 코안의 점막때문에 자꾸 코피가 났고 오늘도 무지막지한 양을 쏟고는 내게 보여준다.
마음이 짠했지만 워낙 자주 있는 일이라 이력이 났다.
하나님께서 현석이의 연약하고 부족한 부분을 어루만져주셔서 반드시 회복되는 역사를 이루게 해 달라고 기도하며 마무리 해 본다.
이제 크리스마스가 3일 앞으로 다가왔다. 예수님의 탄생을 기다리며 성탄의 기쁨과 즐거움과 아름다움을 성령의 임재로 체험하는 그런 시간이 되길 빌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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