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친구 2명과 지난주일 신불산 하이킹을
다녀왔다.
가을이 오긴 했지만 정상은 초겨울날씨였다.
손이 시려워 앉아서 여유있게 식사하기에는
최악이었다.
변덕이 죽끓듯하는 날씨에 겨우 식사를 마치고
간월재로 내려가니 그 많던 바람도 잦아들고
기온도 많이 올라갔다.
무사히 하산을 하고 부산으로 내려오는 차안에서
친구들과 아파트 매매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친구 J는 현재 아파트를 팔려고 몇년전부터
내 놓았는데 안팔린다고 하자 옆에 있던 친구 L
이 얼마에 내어 놓았냐고 했다.
약 10억이 넘는 가격이라고 했다.
순간 입이 딱 벌어졌다.
그런데 친구 L도 집을 팔기위해 부동산에
내어 놓았다고 했다.
친구 J 역시 얼마에 내어 놓았냐며 물었다.
약 12.7억의 가격대라고 했다.
옆에 있는 나는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의 거의 3배 이상이 되는
가격이라 괜히 내가 작아지는 기분이 들었다.
나도 투자만 잘 했다면 저정도 자산은 지금쯤
가지고 있을텐데 하는 아쉬움과 자책감이 온
몸을 휘감고 있었다.
나는 아무 말도 할수 없었고 화제를 돌렸다.
양산에서 부산으로 돌아와 친구들과 뒷풀이를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친구 L이 나에게
우리 밴드에 사진올리는것과 공유하는것이
요즘 뜸하고 제대로 하지 않는다며 핀잔을 준다.
난 그저 그친구의 심려를 상하지 않기 위해
그저 내가 요즘 바빠서라고 대꾸하자
나에게 위로아닌 위로를 건네며 회사에 너무
스트레스를 받지 말고 적당히 일하라고 한다.
근데 위로라기 보다는 본인의 선입견이 포함된
나에 대한 잔소리처럼 들렸다.
집에 돌아와 나를 반갑게 맞아주는 아내와 아들
의 모습을 보며 우울했던 마음이 조금은 사라졌다.
곰곰히 생각해 보니 내가 친구들을 통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된것은 친구들이 나보다 더 우월해서
라기 보다는 내가 지난 7년 세월 실패한 투자로 인한
트라우마가 더 크게 작용한 탓일 것이다.
결국 나 스스로를 탓하고 현재의 나로도 만족하지
못하고 있음을 반성할수 밖에 없음이다.
그럼에도 난 여전히 회사에 그들보다 낳은 조건의
월급을 받고 있고 아직 죽지 않고 열심히 살아가는
나름 열심히 살고 있는 그들의 친구중의 한명임을
자각하고 마음을 추스렸다.
아직 길고 짧은것은 대어 봐야 하고
인생은 아직 장기 마라톤과 같으니
비록 우리의 연배가 반백을 딱 넘긴
시기이지만 지금부터라도 제대로
내가 일구고 얻은것을 잘 가꾸고
투자할수 있는 나름대로의 쓰라린
경험을 통한 노하우와 단단한 신념
을 지켜간다면 행운의 여신도 언젠간
나에게 손을 들어줄수 있기를...
한편으로 친구에 대해 든 생각이다.
친구들에 대한 나의 부정적 느낌은
내가 느낀 감정들이 발현되어 나타난
결과이다.
모든 친구들이 나와 100% 코드가
맞을수 없다는 것은 현실적인 자각이다.
이를 고려할때 이런 친구들이 나에게
주는 반응이 결코 나쁘다고만 할수
없기에 친구들이 해오는 행동에 대한
나의 반응을 더 잘 조절해서 처신해야
될 일이다.
여러 형태의 친구들 중에 오래된 대학
친구로서 소중한 이들이기에 그들을
향한 한때의 잘못된 넋두리라 생각하며
내 안의 감정의 찌거기를 모두 버리는
일을 주기적으로 해 나가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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