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엄마를 위한 마음과 아내와의 갈등 : 가족사이에 균형을 찾기위한 여정

Stage2 2024. 9. 1.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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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엄마의 허리가 또 말썽이다.

지난주 허리를 제대로 펴지 못하시더니

이번주엔 아예 걷지를 못하신다.

엄마를 보는 나의 마음이 너무 슬프다.

 

냉장고가 작은 방에 있어 불편하다고 하셔서

주방과 가까운 거실로 옮겨드리기 위해

오늘 다시 찾아 뵈었다.

 

동생과 조카까지 같이 와서 냉장고 옮기는것을

도와 주었다.

거의 동생이 주도해서 다 헤치웠고 나는 옆에서

보조만 맞추어 주었다.

 

동생을 보내고 엄마가 불편한 몸으로 청소하지

못한 집청소를 대신 하였다.

지난주 보다 더 꼼꼼히 그리고 모든 세밀한 부분까지

정성을 다해 해치웠다.

나이가 들면 몸이 쇠약해지고 평소에 하던 청소조차

깨끗히 하지 못하게 되는법임을 새삼 확인하는 자리였다.

 

엄마의 몸에서 땀냄새가 났다.

엄마가 소파에서 일어나 한걸음 한걸음 떼는게

너무나 힘겹게 움직이신다.

허리의 신경이 한쪽 다리까지 통증을 주는걸로 

봐서는 조금 심각한 상황이다.

누군가 돌봐줄 사람이 필요한데 내가 해줄수

없다는 것이 안타깝다.

엄마는 괜찮다고 너스레를 떨며 혼자 식사하고

생활할수 있다고 하신다.

그런데 내가 보기엔 아닌데 그런 엄마가 너무

가엽게 보인다.

 

목욕을 시켜드리겠다고 하닌 괜찮다고 내일

혼자서 알아서 한다고 하신다.

몇번을 목욕 시켜드리겠다고 했으나 엄마는

뭔가 내면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지 나의

호의를 받아들이지 않으셨다.

 

이른 저녁을 엄마와 함께 먹고 모든 설거지와

마무리 청소를 하고 침대에 누워 있는 엄마를

보고 아쉬운 작별을 했다.

 

차로 운전하며 내려오는 내내 엄마의 모습이

잔상으로 남아 떠나가지 않고 있다.

 

2.

아내에게 어제 엄마 댁에 냉장고 옮기는 걸로

다시 방문을 해야한다고 했다.

아내는 때를 기다렸다는 듯 자신도 지금 냉장고

위치가 다용도실에 있어 겨울에 춥기때문에

주방안으로 옮겨달라고 한다.

이미 이사올때 그렇게 부탁했는데 나의 부탁은

왜 안들어주면서 엄마의 부탁은 그렇게 잘 들어

주냐며 감정을 칼날을 세우기 시작했다.

 

이런 아내의 생각과 태도를 정말 이해할수가 없다.

엄마에 대한 나의 호의가 아내에게는 못마땅한 질투로

여겨지는것인지 모르겠다.

그렇게 이야기 하면 아내는 화를 낸다.

이걸로 여러번 싸웠지만 아직도 마찬가지인 상황이다.

달라진게 있다면 이것으로 인해 반응하는 나의 강도가

그나마 수그러들었다는 것이다.

 

회사생활에서의 인간관계와 가정에서의 부부관계가

모두 쉽지않은 인생의 과정이다.

나이가 쉰이 넘어가는 마당에 이제 나도 그런 갈등에서

자유로울줄 알았건만 왠걸 모든게 똑같이 발현된다.

 

최근 "마흔에 읽는 쇼펜아우어"에서 알게된 내용중

남녀간의 사랑은 목적을 다하면 사라진다는 것이다.

사랑해서 결혼을 하지만 아이를 낳고 키우게 되면서

서로간의 열정과 사랑은 사라지고 빈껍데기만 남는다.

물론 현실적이면서 염세주의적인 이야기이지만

지금 와 생각해 보면 틀렸다고만은 할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가 함께 해온 미운정과 고운정

이 어우러져 때론 불같이 싸우기도 하고 때론 힘든 일을

함께 이겨내기도 하는 그런 동지같은 삶을 살고 있다.

 

내가 버는 돈으로 우리 식구들의 경제적 삶이 보장되고

아내가 준비하고 챙겨주는 음식들이 우리 식구들의 건강을

유지하는 것인 만큼 각자의 자리에서 잘 해나가고 있음이다.

 

그런데 한번씩 시댁일과 엮기면 꼭 이런 사태들이 일어난다.

어쩔수 없는 숙명과도 같은 일들이 현실을 더 현실스럽게

만들어 버린다.

비단 나만의 이야기가 아닐것이지만 막상 당하는 당사자는

그 때 모든것이 나만 그렇게 벌주고 있다는 착각에서

헤어나오기 어렵다.

 

내가 잘못했을수도 있음을 인지하고 더 담대하고 

관대한 사람으로 아내를 대하고 싶다.

그런 마음의 태도를 가질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하며

오늘의 힘든 마음을 추수려 보려한다.

 

내일은 또 내일의 태양이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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