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석이는 평소 다른 친구들로 부터 상처를 쉽게 받고 감수성이 매우 예민하여 눈물이 많은 아이다.
오늘 오후 쯤 인근 아파트 놀이터에서 6학년 형들로 부터 욕설을 듣고 와서는 그 형들을 혼내달라고 눈물을 보이며 도움을 요청했다.
아내는 당연히 현석이의 말을 전적으로 믿고 지지하는 편이지만 나는 보다 객관적인 입장에서 상황을 보려하다보니 현석이에게는 아빠의 모습이 한발 뒤로 물러서는 비겁한 아빠로 인식하는 듯 했다. 절대 그런 의도는 아닌데, 가끔은 지나친 객관지향성이 부자관계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을 고려할 때 심사숙고하며 처신해야 할 것이다.
잠시 후 아내와 함께 놀이터에 가서 현석이와 문제가 있었던 아이들을 보며 아내의 질타가 이어졌고 나는 그 옆에 있는 것 만으로도 나의 역할은 충분히 되었다. 현석이의 억울함이 밝혀 지는 순간이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왜 내 아들이 너무 나약하게 자라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곰곰히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그 동안 현석이가 친구나 고학년 형들로 인해 피해를 입고나서 이를 해결하고 자신의 억울함을 복수하기위해 내가 직접 가서 경험 한 것은 처음인 만큼 이런 일이 앞으로 없어야 한다는 당위성이 생기게 되었다. 물론 지난 번 몇번 아내의 힘(?)으로 싸운 친구와 괴롭힘을 가한 친구를 복수 한 적이 있었다.
다른 한편으로는 현석이의 징징거림과 나약함이 안타깝고 무능력하게 생각되면서 혹 나의 내면에도 그런 면모가 없지는 않았는지 되살펴볼 수 있는 색다른 상황이다. 아직 어리고 무한한 가능성의 잠재력을 펼치기 위한 2부 능선을 넘고 있는 현석이에게 어떻게 하는 것이 진정 부모로서 해 줄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일까?
일단 현석이의 성격과 기질을 인정하되 그것을 조합하고 연결할 수 있는 분야를 잘 유도해주고 긍정적 방향으로 사용하고 이용하고 활용하는데 최선의 집중을 다하도록 키워가는 것이 내가 부모로서 해야할 최선인 것 같다.
부모의 역할과 의무에 대해 다시 한번 반성하게 되었고, 아이 교육에 적극적인 긍정적 개입을 통해 그저 방목하듯 내버려두는 것이 아닌 진실된 관심과 대화를 이끌어 내어 아이의 미래를 훌륭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해 나가야 겠다.
2012년 6월 16일 오후 11시 45분 양 재 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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