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어머니의 사랑과 은혜

Stage2 2016. 4. 24.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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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부르셔서 교회 예배후 엄마댁에 방문하게 되었다.

 

지금 한창 죽순이 올라오는 계절이라 집 인근 대나무 밭에서 죽순을 캐셔서 집에가져 와서는 당신의 아들에게 먹이기 위해 정성껏 손질을 하신다.

 

어머니의 뒷모습을 보니 퇴행성 관절염이 있으신 무릎은 휘었고 이제 등도 조금씩 굽어 지려 하시는 모습에 마음이 아파왔다. 모진 세월의 풍파속에 어느덧 몇년 후면 고희를 바라보시고 계시니 당연히 육체가 닿을때로 닿아질 수 밖에 없음이다.

나 역시 마흔 중반의 나이로서 건강하지만 일부 신체기관의 불편함과 통증을 관리하며 살아가고 있으니 시간이 흐르고 세월이 쌓이듯 지나가고 있음이다.

 

그럼에도 당신께선 요양보호사로서 직접 경제활동을 하시며 현역처럼 살고 계시며 자식들에게 경제적 짐을 아직도 지우지 않으신다. 이럴때 마다 내가 결혼을 잘 한것인지 후회될때가 많다. 엄마를 위해 뭔가를 해야할때면 아내눈치를 봐야하는 남편의 삶이자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의 삶이 정말 이런 것인가 하는 회의감이 문득 몰려 오지만 모든것은 내리사랑이라는 말에서 약간의 위안을 가져 보기도 한다.

 

어찌 되었든 세월 앞에 장사가 없고 시간이 더 흘러 엄마가 꼬부랑 할머니가 되면 너무나 슬퍼질것 같다. 지금의 모습에서 더 이상 늙지 않기를 바랄뿐이다. 젊은 날 자식을 위해 입히시고 먹이시던 그 헌신적인 은혜를 아직도 끊임없이 주고 계시니 항상 감사와 고마움 그 이상의 먹먹함을 가지고 살아간다.

 

그런 만큼 엄마의 아들로서 더 당당하게 자존감을 가지며 살아갈 용기와 희망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내 인생을 망치는 원수와 같은 내 안의 무언가를 잘 다스리고 이를 극복할 수 있는 힘을 어머니의 무조건적 사랑에서 다시 찾아 보고자 한다. 하나님께서 비록 어머니의 몸과 마음을 통해 내가 성장하게 도와 주셨지만 어머니의 사랑 또한 너무나 고귀하고 존경해야할 대상이다.

 

나이가 들면서 자꾸만 어머니에 대한 생각을 할때면 애처럽고 안타깝고 더 아린다.

더우기 동반자 없는 혼자라서 말이다.

 

2016. 4. 24. 일 오후 11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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