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아침에 생긴 일

Stage2 2013. 9. 12.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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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8시 20분경. 아침 일찍 매일 출근하는 나를 약 한달여간 유심히 지켜보던 전무님께서 갑자기 나에게 물으셨다.

"네 집이 어디고?"

"예, 신평입니다."

"근데 와이리 일찍오노."

"예, 아침일찍 운동을 하다보니 오전 6시부터 회사에 오게 되네예."

"뭐라꼬, 와이구 마누라는 아무말 안하나. 참 결혼은 했나?"

"예, 결혼은 했습니다. 그냥 이제 습관이 되서 일찍오게 되네예."

 

나의 자리가 전무님 방 앞에 있기때문에 매일 오전 7시 40분에서 50분사이에 출근하시는 전무님에게 인사로 맞이하게 된다.

8월 16일 조직이 개편되어 우리의 자리가 전무님 옆으로 옮겨지면서 그때부터 전무님의 시야에들어왔던 것이다.

 

그런데 아침일찍 오는게 왜 마누라에게 문제가 되는 일인지는 조금 이해가 되지 않는다.

아마도 전무님이 대화의 한 부분으로 자연스럽게 이끌어가기위한 소재로 선택한 것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전무님은 일단 목소리가 크시고 매우 큰 장점은 누가 인사를 하고 보고를 하면 즉각 적극적으로 반응을 해 주신다. 그래서 내가 아침 인사를 할때도 어색하지 않았던 것이 그런 부분이다.

그리고 아랫사람에게는 나름의 권위를 가지고 대하되 적절한 선 이상은 넘지 않으려고 노력하시는 듯 하다.

 

우리 팀장과는 이미 건설에 있을때 부터 함께 근무하였던 터라 서로를 잘 이해 하시고 우리 팀장을 부를때는 이름을 부르는 등 아주 편하게 대한다.

 

더구나 전무님이 우리 그룹 회장님의 처남이라는 배경을 생각할 때 권력의 중심이자 탄탄한 동아줄이라는 생각을 해 보지만 그런 사내 정치에 휩쓸리고 쉽지는 않다.

그리고 현재 어려움에 처한 우리 그룹과 회장님의 사정을 고려하면 속빈 강정일 수도 있다.

 

어쨌든 권력을 쫓아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엄연히 나와 근로계약한 회사를 위해 공헌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 우선이고 이를 통해 자아를 실현하고 성장해 나가는 것이 현명한 삶이다.

 

오늘은 가을로 들어서려다 다시 여름의 시기를 받았는지 덥다는 느낌이 새벽부터 몰려왔다.

아직 가을과 여름이라는 계절끼리 서로 인수인계가 마무리 되지 않았나 보다.

곧 인수를 할 계절인 가을이 어떤 모습으로 2013년을 보여줄지 궁금하고 기대된다.

내 인생에 한번 밖에 없는 2013년의 가을이니 말이다.

 

2013년 9월 12일 목요일  오후 10시 30분  양  재  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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