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아내의 가방

Stage2 2013. 7. 20.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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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에게 결혼 후 처음으로 명품 가방을 사주게 되었다.

비록 루이비통 같은 백만원 이상의 비싼 가격은 아니지만 나름 중후하면서 잘 알려진 메이커인 피에르가르뎅 가방을 28만원대에 구입하였다.

원래 36만원인 가방을 20% 세일하여 28만8천원짜리를 그것도 8천원 깎아서 구입했다.

 

아내는 그것조차도 비싸다며 저가 메이커를 찾았지만 아울렛에서 제일 나은 제품이 피에르가르뎅 제품임을 여성가방에 문외한인 나도 알수가 있었다.

억지로 끌고가서 저지르지 않으면 아내가 그정도의 비싼 제품을 구매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에 이미 한번 둘러본 뒤였기에 이후 망설이는 아내를 붙들고 매대로 가서 점원에게 구매 의사를 밝히고 즉각 계산 모드로 돌입하면서 아내는 더 이상 거절없이 받아들이는 수순으로 상황이 종료 되었다.

 

그 동안 아내가 매고 있는 시장제품 만원짜리 싸구려 가방의 남루함에 항상 마음이 아팠던 나였기에 이제 마음속 한 곳의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듯 가벼워 졌다.

 

자꾸만 스스로 비싼(?) 가방때문에 부담스러워 하는 아내에게 말했다.

 

"당신은 충분히 그것을 받을 자격이 있고 우리 가정을 위해 헌신한 노력의 대가를 이제 어느정도 누리며 살아가라고. 그리고 언제 죽을 지 모르는 우리 인생에 이정도의 사치는 당연한 권리라고" 말이다.

 

2013년 7월 20일 토요일 오후10시 40분 양 재 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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