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전 방영된 드라마 <나의 아저씨>를 지난주말부터 보기시작해 오늘에서야 정주행을 마쳤다.
지난주 대학친구와 계모임에서 형구의 추천으로 알게된 TV 드라마였다.
16부작을 보며 이선균이 배역을 맡은 박동훈이라는 인물에 푹 빠졌다.
나와 비슷한 마흔 중반의 나이에 삼형제에다 아내와의 갈등 등 어쩌면 나와 비슷한 공통점을 가지고 있어서 더 몰입하게 되었다.
드라마를 보는 동안 약 4번 정도의 울컥하는 순간이 있었다.
첫번째는 박동훈의 엄마인 변요순 여사가 장남인 상훈과 막내 기훈의 청소가게에서 도와주다가 대사를 치는 장면이 있었다.
"내 새끼보다 잘난 것들은 다 미워. 내 새끼 기죽을꺼 아니야"
순간 나의 엄마가 생각났다. 우리 엄마도 나를 이렇게 끼우고 지지해 주고 있을 것라고.
두번째는 동훈이 회사에서 부장에서 상무로 진급한 당일 정희네에서 파티를 하는 장면이다.
동훈의 엄마 변요순 여사가 이를 통해 아들에 대한 자랑스러움을 표출하며 뿌듯해하는 씬이다.
내 영혼이 동훈에게 빙의되고 우리 엄마가 나에게 느끼는 아들에 대한 자랑스러움이 빙의되는 순간 울컥해졌다.
내가 지금의 회사에서 그렇게 임원으로 승진하고 엄마가 기뻐하는 그런 장면말이다.
세번째는 지안의 할머니 부고 소식을 듣고 지안이 영안실에서 할머니의 얼굴을 확인하는 씬이다.
나에게도 3개월전 돌아가신 외할머니가 그리고 오래전 돌아가신 할머니가 떠올랐다.
그리고 언젠가는 다가올 내 가족 누군가의 죽음에 대한 생각들을하니 눈물이 났다.
네번째는 정확히 생각이 잘 나질 않지만 지안의 힘들고 거친 삶을 이해하며 끝까지 도와주는 동훈의 대사와 행동들 속에 있었던 훈훈한 장면들인듯하다.
어른이라면 어찌해야할지 '라떼는 말이야'만을 외치는 중년들에 대한 신선한 방향을 제시해주었다고 할까. 얼마든지 세대를 뛰어넘어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은 존재하고 그렇게 하는게 어른이라고 말이다.
오히려 그런 소통이 세대간의 각각의 위로와 신뢰를 주는게 아닐까.
동훈을 연기한 이선균이 구조기술사로서 가끔씩 입고나오는 현장유니폼이 잘 어울렸다.
줄거리의 마지막처럼 동훈이 독립을 하고 새로운 회사를 창업하게 된다.
나 역시 그런 동훈처럼 현재 다니는 회사에 억매이지 말고 너만의 일을 해보라고 충고하는것 같았다.
물론 나는 그런 전문직 종사자는 아니라 직접 창업을 하는건 정말 더 힘든 입장임에 틀림없다.
오랜만에 진지하게 이 회사 이후의 내 진로를 고민해 본다.
어쩌면 <나의 아저씨>가 나의 인생드라마로 손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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