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미리쓰는 엄마 칠순잔치를 위한 편지

Stage2 2019. 3. 15. 0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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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쓰는 엄마 칠순잔치를 위한 편지

 

사랑하는 엄마

 

지난 70년의 세월이 켜켜이 쌓여온 삶의 무게만큼이나 엄마의 인생도 그러했으리라 생각합니다.

어느덧 문득 엄마의 깊게 패인 얼굴의 주름과 아파하는 굴곡진 엄마의 무릎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힘들었던 지난 엄마의 삶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순간이라 한참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무엇을 어떻게 해드려야 엄마의 그 아픔들을 보상할 수 있을 까요.

물질적이고 경제적인 보상도좋지만 제가 생각한 결론은 현재 제가 맡은 자리에서 최선을 다 하는 것입니다.

일단 한 가정의 가장이자, 한 아내의 남편 그리고 한 아이의 아버지로서 가정을 잘 이끌어가고, 또한 엄마의 자식으로서 그 소임을 다하며, 사회에서는 내가 가진 능력을 탁월하게 잘 발휘하여 세상에 빛과 소금이 되는 것입니다.

누구나 잘 알고 있는 것이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것이기에 더 의미 있고 가치 있는 것입니다.

 

저희 삼형제를 낳으시고 기르시며 얼마나 많은 정성과 사랑을 저희에게 쏟으셨는지 상상하기 어렵지만 이제와 저희가 결혼을 하여 아이를 낳아 부모가 되고 보니 그 심정을 지금에서야 조금 느끼게 됩니다.

저희들도 어느덧 아버지와 사별했을때의 엄마의 나이만큼 머리가 듬성듬성한 중년이 되었습니다.

 

그 당시만 해도 저는 엄마가 배우자를 잃은 아픔보다 아빠를 잃은 내 개인의 아픔이 더 컸던 것 같습니다.

막상 지금 그 나이가 되고 보니 완벽하기는커녕 여전히 연약하고 한없이 부족한 인간입니다.

모든걸 다 견디고 잘 살아가게만 보이던 엄마의 그 쓸쓸함과 허무함을 새삼 이해하게 됩니다.

 

이후 저희들이 마지막까지 남은 학업을 마치고 사회에 나아가서 잘 진출할 수 있게 잘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저희들이 결혼을 하면서, 엄마는 며느리를 맞이하고 손자, 손녀를 보게 되면서 새로운 가족이 탄생하였습니다.

새로 탄생한 가족이 잘 화합할 수 있도록 잘 포용해주시고 지도해 주셔서 또한 감사합니다.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제 의견이며 며느리들의 생각과는 조금 다를 수는 있음을 밝힙니다.

그 말이 맞는다면 엄마도 며느리들과 앞으로 더 많은 소통을 통해 그 의견이 좁혀 질 수 있기를 바랄게요.

 

사랑하는 엄마.

 

이번에 칠순을 맞이한 것 축하 드립니다.

세아들과 두며느리 그리고 두손자와 손녀도 함께 이 소중한 자리를 축하하고, 여기에 참석한 모든 친지가 엄마의 오늘 칠순을 진심으로 축하 드리고 있습니다.

 

지난 70평생을 한결같이 살아오신 엄마의 삶을 존경합니다.

지난 70평생을 불꽃처럼 살아오신 엄마의 열정을 사랑합니다.

지난 70평생을 장작처럼 살아오신 엄마의 헌신에 감사합니다.

마르지 않은 샘물 같은 사랑으로 오래오래 우리곁에 든든한 버팀목으로 남아주세요 엄마.

 

2019. 3. 23  봄이오는 한 자락에   큰 아들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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