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의 건강검진뿐만아나라 인생의 중간점검이 필요하다.
2013년 올해 공병호 박사가 출간한 세번째 책이다. 그는 다작하는 작가로 유명하지만 작품마다 자신의 내공이 모두 잘 담겨있는 깊이있는 책으로서 이번에도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준다.
그는 요즘 흔히 유행하고 있는 위로나 힐링과 같은 감상적인 말들로 독자들의 감성에 호소하기 보다는 냉철한 현실인식과 자아성찰을 통해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현명하고 옳은 방향인지 새로운 관점을 제시해 준다.
이 책은 3,40대를 살아가는 이 시대의 사람들에게 일,이년에 한 번은 받게 되는 건강검진처럼 우리 인생의 중년들에게 필요한 중간 점검을 통해 앞으로 어떻게 관리해 나아가는 것이 현명한 삶인지를 자아사전, 생활력 사전, 습관 사전, 관계 사전, 태도 사전, 철학 사전이라는 6장의 사전이라는 형식으로 체계적, 구조적으로 알려주고 있다.
명사적 사고가 아니라 동사적 사고를 하라.
'동사적 사고'는 '동양의 피터 드러커'라 불리는 노나카 이쿠지로 교수의 <생각을 뛰게 하라>라는 책에 나오는 용어이며 작가는 이에대해 아래와 같이 말한다.
동사적 사고의 핵심은 명사에 마침표를 찍지 않는 것이다. 어떤 사물, 즉 사무실은 건물이라는 명사로 규정해버리고 나면 그것으로 끝나고 만다. 하지만 명사를 동사화 시키면 사물실은 단순히 일을 하는 공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이 일어나고 사람들 사이의 관계에서도 변화가 일어날 수 있게 된다. 그 결과 사무실은 혁신의 산실로 탈바꿈 할 수 있다.
결국, 동사적으로 사고한다는 것은 사물이나 현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획기적으로 바꾸는 시도를 하는 것이다.
사람과의 만남을 통해서도 그 사람의 직장과 직위에 마침표만 찍을 것이 아니라 그사람의 정체성과 특성을 동사적으로 확대해서 생각해야 한다. 밖에서 볼수 있는 광고나 거리의 풍경에 대해서도 '광고문구가 멋있네' 라거나 '저사람은 스마트폰으로 드라마를 보고 있구나' 등과 같이 단정적으로 생각하기 보다는 나에게 말을 걸어오는 것으로 받아들이면 어떨까?
동사적 사고가 지닌 또하나의 큰 장점은 머무름이 아니라 떠남 혹은 활동에 대한 강력한 인센티브를 준다. 아무리 많은 것을 알고 있어도 이것을 실행에 옮길 때 자신과 조직과 세상에 도움이 되는 것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친구와 적정한 거리를 두어라.
우리는 오랜 세월을 두고 소소히 연락을 하며 서로 기댈 수 있는 친한 친구 한명쯤은 각자 가지고 있을 것이다. 또한, 요즘 유행하고 있는 밴드나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에서 관계된 초등학교나 고등학교 동창모임들을 통해 알게되어 뒤늦게 우정을 쌓게된 친구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어느날 그런 친구로 부터 빛보증을 서달라고 하거나 돈을 빌려달라고 하는 등 상대방을 곤란하게 할 수 있는 부탁을 받았을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에 대해 저자는 자신의 경험담을 통해 과거의 행동과 실수를 고백하고 우리가 맺고 있는 현재의 친구관계에 대해 새롭게 생각해볼 기회를 제공 해준다.
저자는 나이가 들수록 친구관계는 적절한 선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가능한 한 상대방을 곤란하게 할 수 있는 부탁은 삼가해야 하며 설령 그런 부탁을 하더라도 상대방 입장에서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는 여지를 주라고 한다.
아무리 친하게 지내던 친구도 그 관계가 소원해지면 '강물처럼 바람처럼' 변화하듯이 세월이나 환경에 따라 변화할 수 있다. 소중한 친구를 잃지않기 위해 나름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하겠지만 인간관계가 그렇듯 친구관계가 변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므로 실망하지말고 담대히 받아들이라고 말한다.
잘 버는 방법을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사는 방법을 배우는 것은 더욱 중요하다.
이 책이 담고 있는 내용은 이외에도 처세의 근본, 삶의 원칙, 슬럼프가 발생하는 원인, 슬럼프 극복방법, 죽음을 준비하는 일, 신앙을 갖게하는 이유, 철학을 가질 때 명심해야 할 것 등 어떻게 하면 잘 살 수 있는가에 대한 방법을 배울 수 있도록 해준다.
자신의 전문분야에 관한 기술 지식을 익혀서 업무적으로 직업적으로 훌륭해지기 위해 나아가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삶과 인생의 본질적인 문제인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라는 화두를 인문학적으로 탐구하고 추구해 보는 시간도 의미있는 일이라 생각된다. 이 책은 그런 질문과 화두에 조금이나마 정돈되고 체계적인 지침서가 되어 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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