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아들의 자대배치

Stage2 2021. 5. 26. 01:07
반응형

아들의 군생활 1막이 끝이 났다. 

신병훈련을 수료하고 훈련병에서 이등병으로 진급했다.

끝은 새로운 시작을 위한 서막이다.

그 끝이 매듭이 되어 더 튼튼한 성장의 발판이 될 것이다.

대나무의 매듭이 대나무를 더 단단하고 풍성한 성장으로 이끌어 주듯이.

 

점심을 먹으러 가기전 카톡으로 육군본부에서 알림이 왔다.

아들의 자대배치가 3사단으로 배정되었다고.

오히려 아들이 나에게 오후 전화를 해서 어디로 배치되었냐고 물어본다.

떨어져 있지만 금방 닿을듯한 가까운 느낌이라 걱정이 놓인다.

 

아내에게 문자로 보내놓았더니 아르바이트 끝나는

시간인 오후 5시가 되자마자 나에게 전화가 왔다.

3사단이 어떤곳인지 나에게 물어본다. 

백골부대이고 강원도 철원에 있다고 했다.

아내는 이내 더 걱정이 되었는지 전화너머로

목이메인채 그동안 참았던 눈물을 쏟아내었다.

나도 약간 눈물이 고였다.

똑같은 한국 하늘아래 있지만 거의 최북단에서 근무를 한다고 생각하니

심리적으로 더 멀어진 기분이라 더 그런것 같다.

 

집에서 아내와 저녁을 먹으며 말했다.

그래도 현석이가 잘 된것 같다고.

조금 멀리 떨어져 봐야 그동안 자기 주변의

사람들이 얼마나 귀하고 소중한 사람인지를 

더 깨닫게 될거라고 말이다.

 

어느새 이렇게 큰 아들을 둔 나의 나이가 믿기지 않는다.

몸은 늙어 가는것을 막을순 없지만 마음은 항상 청춘으로 살고 싶다.

맥주한잔에 이 묘한  감정들을 추스리고 달래어 본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