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께서 오랜만에 집에 오셨다.
내가 아주 어릴적 아마 현석이 나이즈음 어머니가 일을 하고 저녁에 집에 돌아오셔서 우리가 어머니를 맞이하는 그때 느낌처럼 매우 천진난만하고 순수한 시절로 돌아간 기분이다.
저녁을 먹고 비가옴에도 불구하고 아파트 주변을 걸으며 엄마와 오랜만에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내 나이 마흔이 넘어서 부모의 입장에 서 보니 부모님이 똑같이 마흔 시기에 격었을 고뇌와 역경을 생각하며 그 동안 우리 삼형제를 잘 보살펴서 잘 키워주신 은혜에 더욱 감사하게 된다고 엄마에게 말씀 드렸다.
엄마 역시 나의 말에 공감을 하시고는 장가를 간 사람은 그렇게 부모의 마음을 알고 깨달을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은 그런 생각 조차 할 수 없다며 나의 말에 매우 고마움을 느끼고 계시는 듯 했다. 그러시면서 재춘이의 미혼에 대해 신경이 쓰인다며 좋은 일이 빨리 생기길 바라고 계셨다.
그리고 아내에 대해 내가 여자 하나는 잘 선택해서 결혼을 하셨다고 하시면서 아내의 그동안의 절약정신과 꼼꼼히 살림사는 모습에 대해 나름 인정을 해주시고 계셨다. 아주 흐뭇하면서도 아내가 더욱 사랑스러워 보였다. 이제 아내만 엄마에게 더 좋은 느낌을 가지면 된다는 생각을 해 본다.
신혼시절 많은 다툼으로 아내와 여러번 큰 고비도 있었지만 모든 것은 흘러가는 구름처럼 지나가 버리고 현재는 더욱 돈독해진 부부의 정으로서 나와 아내의 관계와 공간을 매우고 있다.
그렇게 돈독해 진 이유는 내가 성격이 완전히 변하거나 아니면 아내의 본성이 변한 것이 아닌 오히려 각자 본인의 성격을 내려놓고 상대방의 입장을 먼저 생각하고 그에 대응하는 배려와 이해심이 넓어진 것이리라. 각자의 본성은 쉽게 변하지 않음을 확신할 때 많은 대화와 접촉을 통해 그렇게 노력한 결과가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고 앞으로도 문제없이 잘 가리라.
어쨌든 오늘 어머니의 방문으로 무척 화기애애하고 즐겁고 행복한 한때를 보내고 있으며, 엄마에겐 항상 아기로 생각될 나이지만 엄마 역시 나에겐 항상 나의 엄마로서 죽을때 까지 변치 않을 모정과 효도로서 서로를 위해주고 존중해야 하겠다.
2012년 12월 1일 토요일 오후 11시 53분 양 재 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