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요나단과 한나의 로맨스를 프레임으로 깔고 우리 인생에 있어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려주는 묵직한 울림이 있는 책이다.
전체적인 스토리의 전개와 짜임새 그리고 인물들간의 절묘한 연결고리가 전혀 억지스럽지 않고 필연적인 만남들이 전혀 어색하지 않다.
어쩌면 한치의 오차도 없이 잘 제작된 엔진의 부속품 하나하나가 각각 잘 물려 돌아가는듯한 그런 구조로 되어 있는 멋진 소설이다.
단순히 내용을 보면 티나라는 전처와 이혼을 한 출판사 대표인 42살 남자 요나단과 꾸러기교실을 막 차려 운영하며 지몬이란 남자친구와 사별한 30살 한나가 결국 서로의 기구한 운명적 만남에 의해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이다.
요나단이 우연히 1월1일 아침 운동을 위해 호스가 근처 자전거를 타고 갔다가 자신의 자전거에 걸려있는 다이어리를 발견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 다이어리에는 한해의 스케줄이 빼곡하게 적혀있고 이를 통해 이야기는 쉼없이 전개되고 날짜와 시간별 그리고 인물별 시점에서 작가는 각각 서술하고 있는 특징이 있다. 마치 영화의 시나리오를 읽는듯한 느낌을 받았으며 영화로 만들어도 정말 훌륭한 작품이 될 거란 생각을 해보았다.
더구나 독일의 함부르크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라 내게는 더 친숙했다.
5년전 일주일 정도 회사일로 갔었던 덕인지 작품내용에 함부르크를 설명하는 그 배경과 풍경들이 낯설지가 않았다. 특히 레파반이라는 유흥가를 언급하는 것을 보며 그 때의 내가 거기에 있는듯 하였다.
아버지의 그늘에 가려 자신의 생각조차 제대로 관철시키지 못하면서 규율과 절제가 미덕인양 모든것을 통제하며 살아가는 요나단이 한나가 죽기전 애인을 위해 준비한 '당신의 완벽한1년'이란 다이어리를 우연하게 습득하게 되고, 이를 실천하면서 변화된 삶을 살아가게 되는 과정이 아주 드라마틱하다.
어제와 내일은 어떻게 할수 없으며 오직 내가 할 수 있는 오늘의 삶에 집중하고 사랑하라는 메세지가 담겨있다. 요즘 유행하는 YOLO(You Only Live Once)와 일부 비슷하기도 하고, 카르페 디엠이란 라틴어의 '현재를 즐겨기고 최선을 다하라'를 떠오르게 한다.
'한나'라는 무한 긍정의 현실적 실용주의자를 보며 자연스럽게 아내를 생각했고 이와 연결된 아들을 생각하며 우리 가족을 연결지어 보았다.
현재 살아 있는 이 순간이 너무 소중한 고마운 시간들이다.
함께 자고, 먹고, 슬퍼하고, 싸우기도하고, 서로 주장하기도 하고, 위로하고, 소통하고, 병간호하고, 눈물흘리기도 하고, 헐뜯기도 하고, 미워하기도 하고, 함께 웃고 떠들며 그리고 서로 사랑하기도 한다.
이 모든것이 삶의 한 부분으로서 그 순간순간이 너무 소중하고 고귀한 시간들임을 새롭게 각인하는 계기를 만들어준 포근하고 아름다운 책이다.
PS : 소설속 다이어리에 적힌 내용중 "마음속 재고 정리" 는 꼭 한번 해보고 싶은 내용이다. 한번 올해는 실천해 보련다.
- 지금까지 살면서 저지른 실수를 생각하고 그런 실수를 회복하기위해 노력하기
- 자신한테나 다른사람들한테 솔직하고 정직하게 살아가기
- 내적인 평화. 상처받지 않음. 그리고 무엇보다도 자유. 모든 두려움으로부터의 자유.
2018.1. 16 (화) 새벽 1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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