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인생의 모든 순간,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보기

Stage2 2024. 7. 29.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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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무더위가 지속되고 있다.

11일째 폭염주의보가 발효되었다.

장마가 이제 걷치고 본격적인 여름의 더위가

지속되는 상황이다.

어제 아내와 잠깐 장을 보러 갔다가 더위에

땀범벅이 되어 열이 쉽게 가시질 않았다.

낡은 자동차의 에어콘이 고장난것처럼

바람이 시원하지 않았는데 한참이 지나니

정상적으로 시원함이 느껴졌다.

아마도 한낮의 강렬한 햋볕이 모든것을

비정상적으로 만들고 있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까뮈의 "이방인"에서 햋볕이 살인의 동기가 되었듯이...

 

마트에서 잘 사지 않던 아이스크림과 팥빙수를

집어들고 차안에서 두개를 연달아 먹어 치웠다.

더위가 조금은 가시는듯 했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아내와 처형가게에 오랜만에 갔다가 왔다.

제철과일인 복숭아 두박스도 넉넉히 사들고 갔다.

의자에 앉은 손님의 머리를 하는 처형의 모습이

문 안에 들어가기전 유리를 통해 볼수 있었다.

처형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휴가계획을 물어보았다.

이미 휴가철인데 올해 아직 구체적 계획이 없다고 했다.

나역시 똑같은 신세라고 하며 맞장구를 치니 

처형 특유의 입꼬리가 올라가는 웃음으로 동감의

표시를 해주었다.

 

처형의 커피 권유에 커피를 끊었다고 했다.

지난달 건강검진에서 위내시경에서 장상피화생 진단으로

술과 커피 중 하나는 그만 두어야하기에 그 중 커피를 선택

했다고 했다. 처형은 대단한 결심이라고 나를 치켜세우며

나의 금연 성공에 대한 부분도 함께 높게 평가해 주었다. 

 

잠시후 아내의 재촉으로 더 가게에 머물지 못하고 집으로

향했다.

오는길에 롯데마트 내 하이마트를 들렀다.

약 2주전 A/S로 맡겨놓았던 식품건조기를 찾기위해서였다.

하지만 해당제품의 A/S가 되지 않아 1년 이내 고장난 거라

무상으로 새제품 교환을 할수 있었는데 아내는 현재의 제품이

PB 상품이라 이전에 썼던 선품기 PB 상품의 잔고장과 불만족

경험으로 해당 식품건조기도 찜찜해서 못쓰겠다며 환불 요청을

했다.

아내의 역제안에 당황한 직원이 결국 다른 독일제품을 권하며

만원만 더 내면 되다는 말에 결국 아내도 합의하여 새로운 제품

으로 교환을 해올수 있었다.

 

마트의 위상이 최근 몇년사이에 엄청나게 떨어지고 있다.

특히 코로나 이후 더 가속화되었다. 

코로나 전만 해도 사람들로 붐비던 마트의 풍경이 사라지고

너무나 여유롭게(?) 쇼핑을 하는 지금의 상황으로 바뀌었다.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이 또한 영원한건 없다는 진리에

새삼 나의 삶과 직업의 현실을 공감하게 된다.

대학친구 L도 최근 본인이 다니던 마트에서 인사발령이 났는데

마트의 부지점장 자리에서 일반 사원으로 그것도 다른 지점으로

발령을 받았다고 했다.

마음상할새도 없이 현재 두 아이의 아빠로서 현실을 직시하고

그냥 묵묵히 회사를 다니고 있다.

 

 

2.

어제 아내와 시장에서 구입한 여러가지 제철과일들을

먹으며 오늘도 휴일의 무더위와 싸웠다.

비록 에어컨이 있지만 외출을 하고 집에 들어오면 

몸이 더위와 싸우기위해 정말 엄청난 에너지가 소비된다.

 

점심은 아내와 아들과 함께 정말 오랜만에 소고기를

먹으로 갔다. 그것도 한우로..

집앞에 있는 축산농협한우프라자라는 식육식당인데

1층에서 고기를 사서 2층에 올라가서 구워먹는 방식이다.

생각보다 고기가격이 싸고 올라가서 먹는것도 1인당

5000원만 주면 모든 야채와 밑반찬이 제공되어 큰 부담없이

즐길수 었었다.

더구나 넓직한 테이블과 자리가 마음에 들었고 오랜만에

한우 소고기를 먹을 수 있어 우리 가족 모두 잠깐 짧은 휴가

를 다녀온 느낌으로 한끼를 만끽했다.

더우기 냉면과 된장찌게로 마무리하며 그 휘날레를 장식했다.

 

무더운 여름날 에어컨이 제공되는 선선한 식당안에서

아주 불조절이 잘된 숯불에 한우고기를 가족끼리

모여 오손도손 먹을 수 있는 이 시간이 너무나

행복했다.

아니 음식을 먹으며 함께 한 그 전체가 그냥 좋았다.

 

이후 아내는 너무 많이 먹은것을 오히려 나에게

불평불만하며 신장과 건강이상 이야기를 꺼내며

나의 이성을 살짝 뒤집어 놓긴 했지만,

오늘 만큼은 현명하게 아내의 감정을 존중해주며

맞대응을 하지 않고 잘 넘겼다.

 

아마 현재의 회사에서 겪고 있는 대안관계의 어려움이

아내와의 관계를 더욱 더 돈독하고 개선할수 있는

동인이 되어 주어 다행이다.

회사 동료와 겪고 있는 인간관계의 보이지 않는 갈등에

비하면 아내와의 사소한 신경전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결론에 이르니 아내를 더 잘 이해하게 된 것이다.

 

무덥고 습하고 지치고 짜증이 많이 나는 여름날이지만

아내에게 더 너그럽게 대하고 대처할수 있는 또다른

관점을 가질수 있어 인생의 모든것이 배우지 못할

경험이 없다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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