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체가 정신을 지배한다'는 동양사상이 어느정도 일리가 있는 것일까?
토요일 오전부터 몸살이 났는지 목이 붓고 약간의 몸살 기운이 머리의 편두통과 기력을 쇠약하게 만들고 몸상태를 무력하게 만들고 있다.
2월 16일(토요일).
봉사활동을 위해 아침에 힘겨운 몸을 이끌고 중구종합사회복지관을 향했다. 봉사활동 인원은 모두 10명이었고 할머니들과 가까운 태종대 유원지에서 다누비놀이열차를 타고 점심식사를 함께 하는 것이었다.
할머니들 얼굴의 푹 패인 주름과 불편한 몸에서 세월의 흔적과 돌아올 수 없는 과거속에 묻혀버린 아련한 젊은 시절이 동시에 오버랩되는 듯 했다.
막상 고령이 되신 어르신들을 모시고 함께 한다는 것이 그리 간단한 문제는 아니었다. 태종대 공원입구에서 놀이열차 탑승장까지 오르막길을 오르며 숨이가빠 하시는 할머니, 허리가 거의 90도로 굽어서 제대로 걸을 수 없는 할머니, 다리 한쪽을 지팡이로 짚고 절뚝거리시는 할머니들을 보면서 우리의 젊은 이 순간의 세월이 얼마나 소중한 시간임을 새삼 스스로에게 각인할 수 있었다.
열차 관광을 마치고 점심을 함께하면서 할머니 한분이 하신말씀이 짠하게 가슴에 울림을 주었다.
" 이제 기력이 없고 활동량도 작다보니 삼시 세끼 먹어내는 것도 힘들어. 그리고 아침에 쪼금 먹으면 점심은 밥생각이 없어 거를때도 많아!"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살아내는 것처럼 생명을 부지하고 계신다는 것이다. 인간은 세월앞에서 장사가 없고 그 세월속에 육체적인 노화는 어쩔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육체가 노화된다고 해서 정신까지 노화되지는 않을 것이며 끊임없이 자신의 성장을 위해 갈고 닦아 간다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정신은 더욱 맑은 영혼을 유지할 수 있으리라.
그들도 한때는 우리의 젊은 날 보다 더 활기차고 정력적인 삶을 사셨다고 여러번 이야기 하시는 할머니들의 이아기가 세월의 덧없음을 일깨워 주었다.
2월 17일(일요일)
어제의 몸살기운이 오늘아침에도 여전히 치유되지 않고 몸을 괴롭히고 있었다. 오전에 예배를 드리러 가려다 포기하고 오전 내내 잠과 함께 휴식을 취했지만 오후에도 개운하지 않았다.
아내가 도라지와 귤 그리고 대추를 넣고 끓여준 차를 마시고 나니 지금은 온전한 육체와 정신으로 어느정도 돌아 온 것 같았다.
단기적 관점에서 육체는 정신을 지배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육체가 반드시 정신을 지배하는 것은 아닌것도 같다. 왜냐하면 현재 부분적으로는 육체가 아프면 의지력이 약해지는 등 정신이 일시적으로 흐릿해 지지만 이런 일을 통해 회복된 후에는 더욱 더 정신이 고양되고 회복된 육체의 기운들이 자신의 정신을 더욱 정진하게 하면서 한단계 성장하는 삶을 구가하는 것이다.
인생은 단기전이 아닌 장기전이며, 인간은 완벽하진 않지만 끊임없이 보다 낳은 자신을 위해 성장해 나가는 것이 진정한 인생의 길임을 다시 깨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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