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시작되는 순간부터 지금까지
과거의 실수에 너무 침착해 있다.
갚아야 할 돈은 계속해서 지출되고 있고
더구나 계속해서 오르는 이자로인해
마음 한구석에 피멍이 생기는 듯 아프다.
나름 극복했다고 생각했지만 문득문득
올라오는 밑바닥의 부정적 기억들이
항상 나를 지배하고 있었던 것이다.
지난주 토요일 영화 강좌 2강을 들으며
마이크 밀스 감독이 영화를 만든 이유에
대해 김세윤 작가가 한 말이 귀에 박혔다.
"지나간 일에 새로운 눈물은 낭비하지 말자"
영화를 통해 억지스런 감동을 주려하지 않고
가장 실제와 같은 상황속에 그것을 관조하거나
지켜보고 또는 들어주려 한다는 것이다.
최근 10년 동안 만든 3개의 작품이 모두 그런
맥락이고 특이하게도 자신의 가족을 배경으로
만든 영화였다.
첫째 영화 <비기너스> 는 마이크 밀스의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의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그때 아버지의 나이 70세에 그에게 '나는 게이였다'
고 커밍아웃을 하셨다. 그 뒤 5년동안 감독은
아버지의 노년이 더 없이 행복해 보였고 아버지가
돌아가실때까지 그와의 관계도 이전보다 훨씬
좋았었다고 한다.
두번째 영화 <우리의 20세기> 는 그의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의 어머니는 아주 독특한 성격의
소유자였고 영화에서 보자면 처음 만나 도와준
소방관들을 본인 집에 저녁식사 초대를 하는 아주
포용적이면서도 보수적인 사람이다.
마지막 영화 <컴온 컴온> 은 그의 아들에 대한 이야기
이다. 극중에는 삼촌과 조카로 나오지만 조카의 끊임
없이 말도 안되는 질문에 대한 삼촌의 대답과 논쟁...
김세윤 작가는 이를 "사랑하지만 이해할수 없는 사람들"
이라고 정의했다. 이말 역이 나름 임팩트있게 들렸다.
왜냐하면 순간 나의 아내가 생각났기 때문이다.
나의 아픔을 글로 털어 놓으려다 어떻게 영화 이야기로
옮겨왔는지 모르겠다.
그런데 묘하게도 뭔가 치유가 되는 느낌이다.
영화는 실제와는 다른 거짓이지만 그것을 통해 진실을
깨닫게 하려는 뭔가가 있다.
과거의 아픔이 한편의 영화라면 이 아픔이라는 영화를 통해
그 의미를 깨닫고 나의 현재를 더 의미있게 살아 갈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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