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리더 되고 싶은가? 먼저 인간이 돼라!

Stage2 2013. 6. 9.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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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쓰시타 고노스케, 혼다 소이치로 등과 함께 일본에서 가장 존경받는 3대 기업가로 꼽히는 이나모리 가즈오 교세라 명예회장의 신문 인터뷰 내용을 보면서 인생의 목표와 진정한 리더의 자질등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 리더가 되고 싶은가? 먼저 인간이 돼라!

 

그에게 인생의 목표는 무엇일까라는 질문에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했다.

 

" 인간은 언젠가는 죽음을 맞죠. 죽음은 영혼이 빌려 썼던 육체를 떠나서 새 출발을 하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인간이 현세에 살고 있는 목표는 더욱 아름다운 영혼을 만들어 죽음을 맞기 위해서입니다."

 

영혼을 아름답게 가꾸기 위해 살고 있다니, 경영자라기보다는 수행자의 대답같았다. 실제로 그는 수행하는 경영자다. 65세인 1997년 엔후쿠사에서 재가득도를 했다. 출가는 않고 평소 생활을 영위하면서 승려로서 수행을 하는 것이다. "재가득도는 영혼을 아름답게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는 환갑이 휠씬 지난 나이에 탁발수행까지 했다. 다리가 후들거리고 짚신을 신은 발에는 피까지 흘렀다. 낙엽을 쓸던 할머니가 탁발하는 그를 불쌍히 여겨 100엔짜리 동전을 건넨 일화는 유명하다.

 

그런 그에게 경영자에게 어떤 자세를 요구할까. 최근 일본 교토 교세라 본사에서 만난 그의 말은 단호했다.

"훌륭한 수행자처럼 수행하듯이 살아가며 닦은 인간성이야말로 경영자에게 꼭 필요한 요소입니다. 올바른 인격이 갖춰지지 않은 경영자는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날 인터뷰에서 이나모리 회장은 인간성과 배려심이라는 단어를 반복해 강조했다. 그의 메세지는 분명했다. '리더가 되고 싶은가. 그렇다면 먼저 인간이 돼라'였다.

 

재능이 뛰어나서 손쉽게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사람이나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이익을 낼 수 있는 사람을 중시하기 쉬운데 그래서는 안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반 사원이나 경영자나 가장 중요한게 인간성이기 때문이다. 신입으로 입사하면 60세까지 긴 삶을 회사에서 보내게 된다. 신입도 어느듯 중견사원이 된다. 이 단계에 이르면 (재능이나 창의성보다) 인간성이 더 많은 역할을 발휘하게 된다.

 

■'아메바 경영'의 창조자

 

그가 창업한 교세라 KDDI 외에도 300여 개의 일본 기업들이 아메바 경영을 도입했다.

이중 2010년 일본항공 회장을 맡아 뼈를 깎는 구조개혁과 아메바 경영으로 회사를 살려냈다.

 

아메바 경영의 핵심은 회사 전체를 20명 이내의 소집단(아메바)으로 쪼개어 독립채산제로 운영한다는 것. 각 아메바는 리얼타임으로 각자의 매출과 비용을 들여다보며 독립된 중소기업처럼 경영된다.

아메바경영의 장점은 책임경영이다.

"아메바 리더 각자가 중소기업 경영자와 같은 의식을 갖게 된다"며 "이를 통해 경영책임을 함께 담당하는 동료, 이른바 공동경영자로 키워진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아메바별로 이해관계가 충돌할 위험이 있다는 게 문제다. 예를들어 제조 아메바는 높은 가격에 물건을 판매 아메바에게 팔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판매 아메바는 최저 가격에 제품을 사고 싶을 것이다. 이 같은 아메바 간의 다툼을 교세라는 어떻게 해결하는 것일까.

첫째 비결은 인간성을 강조하는 교세라의 경영철학에, 둘째 비결은 실적에 따라 보너스를 지급하느 미국식 성과주의를 철저히 배제한 데 있다.

 

"구미식 성과주의에 바탕을 둔 아메바 경영을 하면 아메바끼리 서로 으르렁거릴 수 밖에 없다. 실적,보너스, 승진에 연연하는 사원들을 만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교세라는 성과주의에 연연하는 경영은 하지 않는다.

다른 아메바와 경쟁하면서도 회사 전체의 이익을 위해 다른 아메바를 돕는 훌륭한 인간성을 가진 사람이 아메바 리더가 돼야한다."

 

배려심이 많은 직원이라면 모든 직원들의 월급이 오르는 데 공헌했다는 사실에 기뻐하고 자랑스러워할 것이다.

 

■ 교세라 그룹 경영의 목표 및 경영계획방식

 

'물심양면으로 직원들의 행복을 추구한다.'

 

"교세라 창립 후 올해로 54년이 지났다. 그동안 세계적으로 경기변동이 심해 불경기로 많은 회사들이 정리해고를 했으며 보너스를 주지 못하기도 했다. 그러나 교세라는 단 한번도 정리해고를 한적이 없다. 나는 사원들에게 이런 말을 했다. '교세라는 창립 후 단 한번도 적자를 내지 않은회사다. 몇 년은 이익이 없어도 여러분들의 월급을 줄 수 있다. 그러니 (불경기라고 해서) 걱정하지 말라'는 약속이었다. 안정적인 급여로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있어야 사원들이 행복해진다. 나는 지금까지 약속을 지켜왔다."

 

- 교세라는 창립 때부터 중장기 경영계획을 세우지 않고 연간 경영계획만을 세워 운영했다. 1년 단위로만 계획을 세우면 단기 경영성과에 집중되는 부작용이 우려되지 않나.

 

"그런 부작용은 없다. 2년 3년, 5년 후의 미래는 어떤 상황이 될지 전혀 알기 어렵다. 알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계획만 세운다면 현실성도 약해지고 실현 가능성도 낮아진다. 중장기 계획을 세워 에너지를 소모하고 싶지 않다.

반면 6개월이나 1년 후의 모습은 구체적으로 그릴 수가 있다. 어떤 마케팅전략을 세워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어떤 기술을 개발해야 할지가 보인다. 그래서 지금 우리가 서 있는 곳의 연장선에서 연간계획을 세워 실행한다. 다만 계획을 세울때는 한 가지 전제 조건이 있다. 작년보다는 올해, 올해보다는 내년이 더욱 발전해야 한다는 전제가 있다. 이런식으로 지난 54년간 교세라를 경영해 왔다."

 

■ 이나모리 가즈오의 12가지 경영원리

(공식홈페이지: global.kyocera.com/inamori/index.html)

 

'12가지 경영원리' 중 중요한 몇가지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 사업의 미션을 분명히 하라

'물심양면으로 종업원들의 행복을 추구한다'

 

▷ 분명한 목표를 정하라

조직별로 세분화된 구체적인 목표를 정하라는 뜻이다. 월간으로 계획을 세워 매일매일 목표가 눈에 보이게 하라고 강조한다.

 

▷ 경영은 강한 의지로 결정된다.

"회사를 어떻게든 성공시키겠다는 강한 의지"가 기업의 성공을 결정짓는 한가지 요소로 꼽을 수 있다

 

▷ 용기를 가지고 매사에 임해라

진정한 용기는 시련과 경험속에서 나오게 된다.

"새로운 사업을 시작할 때 소심하고 위축되는 성격의 사람이 경험을 쌓아가면서, 즉 '몸으로 부딪히면서' 배짱을 키우게 되는데 이런 사람이야말로 진정한 '용기'를 가지게 된다"

 

▷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하라

성공에는 지름길이 없다.

 

▷ 장사에는 상대방이 있다. 상대방도 행복해야 한다.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강조하는 경영원리다. 은혜를 베품면 돌고 돌아 자신도 그 은혜를 입게 된다.

 

이 밖에 매출은 최대, 비용은 최소화 하라, 가격결정은 경영이다, 열렬한 소망을 가슴에 품어라, 경영에는 어떤 격투기보다 격렬한 투혼이 필요하다, 항상 창조적인 일을 할, 밝고 진취적으로 꿈과 희망을 안고 순수한 마음으로 경영하라 등도 12가지 경영원리에 포함돼 있다.

 

출처: 매일경제 2013년 4월 20일 토요섹션

 

최근 내가 읽고 있는 짐 콜린스의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라는 책을 통해 위대한 기업의 특징과 유사한 점을 교세라 그룹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그중 하나는 성과주의와 같은 경영진에 대한 고액의 보수가 회사로서의 도약과 연관이 있음을 증명할 수 없었다는 것고 다른 하나는 장기 전략 수립에 더 많은 시간을 들였다는 증거는 없었다는 것이다.

 

물론 교세라 그룹의 경영원리가 부분적으로는 짐 콜린스가 연구한 위대한 회사로 도약한 기업의 특징과 일치하지 않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동양적 가치와 서양적 가치의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동일한 경영원리를 경제, 사회, 정치, 문화적 배경이 다른 나라의 구성원에게 동일하게 적용할 수 없듯이 말이다.

 

모든 것은 변화의 연속성이란 선상에 놓여 있으며 오늘의 성공이 내일의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으며 끊임없는 지속적 성장을 통해서만 가능한 것임을 알게 된다.

 

교세라 그룹과 짐콜린스의 위대한기업들의 성공은 그런 지속적 성장을 위한 끊임없는 변화에 긍정적이고 적극적으로 도전하기 위해 자신에게 맞는 경영목표와 원리라는 옷을 잘 갖추어 입고 달려온 결과일 것이다.

 

2013년 6월 10일 일요일 오후 3시 6분 양 재 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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