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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연 TYK 그룹 회장 인터뷰

Stage2 2013. 7. 30.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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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o CEO] 김태연 TYK그룹 회장
청소부에서 실리콘밸리의 작은거인 되기까지
기사입력 2013.02.01 14: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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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의 본고장으로 불리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에 작은 거인으로 불리는 한국인 김태연 TYK그룹 회장이 있다. 1946년 정월 초하루 경북 김천에서 태어난 그는 살아 있는 전설로 불린다. 1998년 2월 2일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김태연의 날`이 생겼을 정도다. 김태연 회장은 현재 라이트하우스(LightHouse), 엔젤힐링(AngelHealing) 등 6개 회사를 거느리고 있는 TYK그룹의 수장이다.

매일경제 MBA팀은 글로벌 리더로서 많은 사람에게 영감을 주고 있는 김 회장을 최근 서울 인사동의 한 갤러리에서 만났다. 67세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단단한 몸매와 피부를 뽐내며 오랫동안 자신의 인생사를 이야기한 김태연 회장. 직접 느낀 그의 에너지는 대단했다. 다음은 김 회장과 일문일답.

-아메리칸 드림의 성공 사례로 손꼽힌다.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해달라.

▶나는 딸이라는 이유로 아버지의 술주정과 폭행 등 온갖 구박 속에서 어려서부터 `재수 없는 아이`라는 소리를 들으며 컸다. 어느 날 아버지에게 얻어맞고 있는 나를 보고 남동생이 흥분해서 아버지의 멱살을 잡고 주먹을 휘둘렀다. 남동생은 죄책감에 자살했다. 나 또한 견딜 수 없었고 1968년 도망치듯 미국으로 무작정 떠났다.

그렇게 나의 파란만장한 미국 정착기가 시작된다. 결혼ㆍ유산ㆍ식물인간ㆍ자궁암ㆍ이혼이라는 큰 시련을 거쳤고 살아남기 위해 청소부ㆍ웨이트리스ㆍ주유소 직원 등 온갖 허드렛일을 했다. 죽고 싶을 정도로 힘들었지만 살아 있으매 감사했고 내 손으로 일할 수 있으매 행복해 하면서 살았다.

-태권도가 당신을 지탱한 힘이 됐다고 들었다.

▶억척같이 살았던 나를 지탱해준 것이 태권도다. 나는 7세 때 삼촌에게 배운 태권도를 계속했다. 미국 불량아들에게도 태권도를 가르쳤다. 부모의 이혼ㆍ마약ㆍ알코올중독 때문에 인생을 망칠 위기에 처한 아이들을 입양했다. 총 9명의 엄마가 되었다. 그들에게도 계속 태권도를 가르쳐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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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사업으로 게임 사업을 시작한 계기도 태권도였다고 들었다.

▶태권도를 배우는 아이들의 손에 군살이 보였다. 게임을 오래해서 군살이 생겼다고 했다. 그때 나는 게임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IT 사업에 발을 들인 것이다. 내 아들 중 1명이 유대인이다. 그에게 모세와 삼손 등 성경 인물로 게임을 만들어 보라고 했다. 그렇게 무지한 상태에서 게임을 만들었다. 무작정 유대인 교회에 가서 영업을 하니 불티나게 팔렸다.

그러나 사업에 대해 전혀 몰랐던 나는 수익을 내지 못했다. 게임 사업은 실패로 치닫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신문에서 실리콘밸리에 대한 기사를 읽었다. 무작정 아이들을 데리고 실리콘밸리로 갔다. 그곳에서 코멕이라는 회사를 방 한 칸에서 시작했다. 그저 `신용을 쌓자`는 일념뿐이었다. 당시 나와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아들들은 열정으로 뭉쳐 있었다.

-라이트하우스 창업 아이디어는 어떻게 얻었나.

▶청소부로 일하면서 빌딩이나 집안 구석구석에 피어오르는 곰팡이를 봤다. 저런 것을 모두 없앨 수 있으면 하는 마음이 생겨났다. 그 마음이 1982년 창업한 라이트하우스의 기반이 되었다. 라이트하우스는 클린룸 모니터링 시스템과 미세먼지 측정, 화학적 오염, 온도ㆍ습도ㆍ기압 등을 알려주는 시스템을 만드는 IT 기업이다. 제대로 된 청소일을 하게 된 셈이다.

-아무런 전문 지식 없이 어떻게 창업했나.

▶무엇인가를 전공했다고 해서 또는 잘 안다고 해서 성공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생각할 수 있는 힘이 있다면 누구든 창업이 가능하다. 나는 인간을 이롭게 하는 사업을 하고 싶었다. 내가 청소하는 중에 보았던 해로운 것들을 잡아내고자 하는 열정이 있었다.

내가 라이트하우스를 업계 1위로 키운 비결은 `미래 기억(Future Memory)’덕분이다. 보통 사람들은 기억이라고 하면 과거를 떠올리지만 나는 다르다. 앞으로의 일도 나의 마음과 생각 속에 미리 자리를 잡아놓고 기억한다. 나는 청결과 오염 예방에 대한 IT 기업을 성공적으로 이끌 것이라는 미래 기억을 갖고 있었다. 나머지는 주변이 도와준 것이다.

내 얘기를 믿지 못하는 많은 사람에게 물어보는 질문이 있다. 하느님이 3초 안에 소원 3개를 말하라고 했을 때 대답할 수 있는가다. 대부분은 얼버무리다가 답을 못할 것이다. 매우 잘못된 것이다. 자신의 미래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지 않다는 증거다. 자신이 미래 기억을 갖고 있다면 1초 안에라도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일을 소원으로 이야기할 수 있다.

-라이트하우스는 김태연만의 리더십으로도 유명하다.

▶나의 회사 곳곳에는 "He Can Do. She Can Do. Why Not Me?"라는 슬로건이 붙어 있다. `그가 할 수 있고 그녀도 했다면 내가 못할 이유가 없다`는 뜻이다. 나는 이것을 `캔두(Can Do)` 정신이라 부른다. 같은 맥락에서 나는 스스로를 물이라고 생각한다. 흐르는 물은 큰 바위와 같은 걸림돌에 부딪혔다고 멈추지 않는다. 어떠한 장벽이 있어도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밀어붙인다. 이러한 정신은 전 세계 7개 지사에 있는 모든 직원이 공유한다.

나는 유쾌하게 일하는 것을 중요시한다. 틀에 박힌 장소와 분위기에서 고객과 만나는 것을 싫어한다. 나는 당구대에서 게임을 하면서 고객과 대화하는 것을 좋아한다. 경계심을 풀고 편하게 대화를 나누다 보면 교감이 형성되고 재미가 느껴진다. 파트너와 고객, 직원에게 유쾌함을 전하는 것이 나의 장점이자 리더십이다.

-요즘은 바야흐로 창업 시대다. 창업 후배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나는 `모든 호흡을 기념하며 살자(Celebrate Every Breath)`는 신조를 갖고 있다. 고통과 상처도 기쁨으로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한다. 살아 있다는 사실에 감사해야 하기 때문이다. 덧붙여 나는 세 가지 조언을 하고 싶다.

첫째, 자신만의 색깔을 찾아라. 한국 사람들은 자신을 버리고 남을 본받으려고 한다. 그저 모두가 좋다는 교육을 받고 모두가 같은 식의 생활을 한다. 성공하고 싶다면 자기 자신의 장점과 단점을 확실히 파악해야 한다.

예를 들어 나는 153㎝의 작은 키의 소유자다. 그래서 나는 일흔에 가까운 나이에도 킬힐을 신고 머리를 높이 세운다. 나의 단점을 커버하기 위해서다. 반면에 나의 장점은 에너지다.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와 열정으로 사람들에게 꿈을 주기 위해 노력한다.

둘째, 도전과 고통을 받아들여라. 나는 쉽고 빠르게 성공하는 것을 `햄버거 성공`이라고 부른다. 많은 젊은이들이 원대한 꿈을 갖고 도전하기보다는 그저 햄버거 성공을 바라고 있다. 나는 미국에서 청소부부터 주유소 직원까지 안 해본 허드렛일이 없다. 사람들은 어떻게 그럴 수 있었느냐고 묻지만 나는 그저 몸을 움직일 수 있고, 내 손을 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이고 성공이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그 같은 허드렛일을 바탕으로 현재 라이트하우스를 창업할 수 있었다. 허드렛일이 성공의 기반이 될 수 있다.

셋째, 인간관계가 가장 중요하다. 소비자와 대화를 통해 마음을 주고받아야 한다. 이를 통해 소비자의 마음속에 무엇인가 싹텄을 때 우리 제품을 다시 구입하게 된다.

-대기업이 주류를 이룬 한국 기업 생태계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

▶안타깝다. 대기업들이 초심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고인이 된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은 초등학교도 졸업하지 못했다. 그에게는 사막에서 맨손으로 땅을 파는 애절함이 있었다. 이런 창업주의 초심이 필요하다. 혼자서 어려웠던 시절, 누군가의 도움이 조금이라도 절실했던 시절을 떠올려주었으면 좋겠다. 그런 초심이 있다면 다른 사람들의 어려움을 돌볼 수 있을 것 같다.

-별명이 한국 전도사인 것으로 안다.

▶많은 이민자들이 미국 이름으로 바꾸고 있지만 나는 한번도 `한국인 김태연`이라는 사실을 감추지 않았다. 한국인이라는 사실이 자랑스럽다. 최선을 다해 한국을 알리려고 노력하고 있다. 태권도가 그 같은 예다. 미국의 몇몇 학교를 설득해 태권도 수업도 만들었다. 작지만 한국을 알리는 데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얼마 전에는 북한의 IOC 위원인 장웅 씨를 초대해 미국에서 태권도 시범과 친선게임을 주선했다. 많은 북한 선수들도 함께 참석했다. 이는 태권도로 미국과 한국, 북한이 원활한 교류를 맺는 현장으로 그 감동이 남달랐다. 특히 앞으로 여러 나라 교과서에 한국에 대한 이야기를 싣고 싶다. 유럽인들은 남한보다는 북한에 대해 더 많이 안다. 유럽 교과서를 통해 한국을 알리고 싶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

▶객관적인 시선으로 스스로를 바라볼 줄 알아야 한다. 경기장을 열심히 뛰고 있는 선수는 뒤에 누가 따라오는지 모른다. 하지만 관중석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안다. 나도 관중이 돼 나의 뛰는 모습을 바라볼 줄 알아야 한다. 나는 이것을 `위성적 사고`라고 말한다. 마치 우주에 있는 위성같이 멀리서 나를 바라보는 것이다. 모든 젊은이들이 위성적인 사고를 할 수 있기 바란다.

내 마지막 조언은 `남에게 귀를 내주지 말라`는 것이다. 내가 무엇인가 새로운 일을 하려 할 때마다 주변 지인들은 말리려고 했다. 라이트하우스를 설립할 때도 그랬다. "네가 무엇을 알기에 그 일을 할 수 있겠느냐" "하지 말아라" "고생만 한다" 등 수없이 많은 말을 들었다.

사람들은 격려보다는 걱정을 많이 한다. 이런 사람들에게 귀를 내주면 안 된다. 그들이 내가 아닌데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어떻게 알겠느냐. 옆사람이 내 인생을 대신 살아줄 수 없다.

■ She is…

음력으로 1946년 1월 1일 경북 김천에서 태어났다. 라이트하우스(LightHouse), 엔젤힐링(AngelHealing), 데이터 스토렉스(Data Storex), 와바 프로덕션(WAVA Production), 노스스타(Northstar), 캔두 스피릿(Can Do Spirit) 등의 6개 회사를 운영하는 TYK그룹 회장이다. 태권도장 정수원 아카데미 원장으로도 활동 중이다. 캘리포니아주 상공인상 기업부문상, 수전 앤서니상, YWCA상 등을 수상했다. 미국 지역 방송에서 `김태연 쇼`를 진행하고 있다.

 

출처: 매일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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