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젊은 날의 한 소녀

Stage2 2017. 8. 6.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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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를 끝내고 출근을 앞둔 하루이다.


이번 휴가동안 아주 큰 성과가 있었다면 아내의 오랜 친구와의 만남을 통해 아내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20대 초반 아내는 경남 산청 출신이라 고교시절부터 혼자 부산에서 생활하며 경제적으로 궁핍하게 생활했었다.

그 시절 아내와 함께한 오랜 옛 친구 효순이 를 통해 아내의 어려운 시절을 알고 공감함으로써 지금 왜 아내가 억척같이 살아가야하는지를 잘 이해하며 아내에 대한 진한 연민의 정을 느끼게 되었다.


아내는 그당시 미용실에서 쥐꼬리만한 월급을 받아가며 늦게까지 일을 마치고 혼자밖에 없는 집을 들어가기싫어  효순이가 일하고 있는 가게를 찾아오곤 했다고 한다. 이 장면을 효순이가 지난 만남에서 아내에 대해 묘사하기를 "배고파하는 모습이 역력히 뻔히 보이는 친구"라고 하지 않았던가.


충분하게 상상이 가고 아련해지는 옛 아내의 모습들이 그려지는 것이다.

그 시절 배고프고 가난이 일상이던 한 소녀는 돈에 대한 동경을 넘어 인생의 목표로 삼기에 충분한 상황이었을 것임에 틀림이 없었다.


지금 내 앞에 있는 그 소녀는 어느덧 한 아이의 엄마이자 한 남자의 아내로 그리고 한 시어머니의 며느리로서 중년의 문턱을 나와 함께 넘어가고 있다.


남은 생을 이 소녀와 함께 더 아름답고 향기롭고 젊은날의 그 순수함을 간직하며 살아갈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고 또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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