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추석과 아내와의 갈등

Stage2 2017. 10. 6.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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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추석연휴가 이제 끝이나고 있다.

추석이면 여전히 두개의 명암이 엊갈리는 장면이 펼쳐진다.

하나는 친지들과의 정겨운 만남이고 또 다른 하나는 아내와의 갈등이다.

 

올해만은 아내와의 갈등이 없으리라 믿었지만 이 역시 나의 순진한 생각이었을까.

아직도 아내를 이해못한 나의 소통과 이해력 부족의 탓일까.

 

추석전날 나의 지갑을 몰래 훔쳐보고는 시댁에 갔다와서 또 다시 나의 지갑을 훔쳐본 후 일부 없어진 돈에 대해 시댁에 용돈을 얼마주었냐며 유도심문을 하는 아내를 보며 너무나 황당하고 어이가 없는 생각이 들었다.

처남도 함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내의 고문과 같은 집요한 질문들로 인해 다툼이 발생하자 처남은 이내 자리를 뜨고 정겨워야 할 추석당일의 기분은 축제처럼 밀려온 파도뒤의 물거품 처럼 사라지고 말았다.

 

아내는 이내 화해의 제스쳐를 취하며 나에게 다가오지만 도저히 나는 아내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지 않았기에 그런 아내를 받아 들일 수 없었다.

 

그런 모습을 지켜보던 아들녀석도 이제 중재자를 자처하며 지 엄마에게 그리고 나에게 똑같이 잘못했고 똑같이 반성하라는 메세지를 보낸다.

 

부모의 입장에서 아이에게 너무 못할짓을 한 것 같아서 한없이 부끄럽고 미안하다.

아이를 바라보며 부부간의 갈등을 바라보며 아이가 느끼게 될 아픔이 나의 가슴을 더 아프게 한다. 그래서 아내와의 관계가 아무리 힘들어도 이 가정을 지켜나가자고 그래서 아내와 싸우지 말자라고 다짐에 또 다짐을 해 본다.

 

다시한번 깨달은 것은 아내를 나의 입장에서 바꾸려하기는 매우 힘들다는 것이다.

내가 더 아내를 이해하고 포용하는 아주 현실적이고 현명한 남편이 되는 수 밖에는 다른 도리가 없다.

 

삶이란 이런 저런 시련을 디디며 살아가는 그런 여정속의 한 인간의 고뇌와 시련과 분투가 뒤섞인 절묘한 극적 드라마임을 새롭게 인식하게 된다.

 

비가 내리더니 이제 제법 날이 춥다.

남은 연휴, 가족과 함께 못다한 축제를 즐기며 다시 삶을 살아 가리라.

 

2017. 10. 6 금요일 아침 9시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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