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사랑의 본질

Stage2 2013. 7. 16. 23:16
반응형

어느 한 사랑하는 연인의 이야기입니다.

 

"28세의 한 청년과 23살의 한 소녀가 있었습니다.

겨울이 지나갈 즈음 1월 어느 날, 둘은 각 집안의 어르신들의 소개로 선을 보게 되었습니다.

첫눈에 반한 청년은 소녀에게 한없는 사랑과 연민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모두가 가난한 시절이었던 72년도 그 당시 그들은 하루동안 아주 짧지만 잊을 수 없는 그들만의 데이트를 즐기게 됩니다.

연못근처의 다방에서 차를 마시고 로맨틱한 장르의 영화는 아니지만 극장에서 영화도 보고 그리고 저녁도 먹었습니다.

어려운 경제적 형편이었지만 첫만남을 통해 그들은 오랜만에 그들만을 위한 축제를 그렇게 보내고 그들만을 위한 사치를 부려보았습니다.

비록 그들은 삼척군이라는 같은 군에서 살았지만 청년은 화전리에 살았고 소녀는 광진리에서 살았습니다.

그날 이후 청년은 더욱 그 소녀에게 빠져들기 시작했고 그 당시 교통편이 제대로 갖추어져 있지 않았던 시절이라 소녀가 있는 곳 까지 가기위해서는 반나절을 버스와 기차를 타고 다시 버스를 타고 그리고 한참을 걸어가야 하는 머나먼 거리였습니다.

그래도 청년은 만난지 얼마되지 않아 소녀의 댁에 방문하여 그 부모님께 인사를 드리고 며칠밤을 묵고 그들만의 사랑을 키워 나가게 되었습니다.

소녀의 집은 바다가 훤이 내다보이고 쉴새없이 파도소리가 들려오는 바다가에 있었습니다.

청년은 집으로 돌아온 후 거기서 지낸 며칠동안 들었던 파도소리가 아직도 귓전에 맵돌며 그 소녀의 목소리처럼 아련하게 들려오곤 했습니다.

그때부터 청년은 그 소녀에게 편지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당신없이는 살수 없을 것 같은 그리움과 외로움 그리고 절절한 사랑과 열정이 시가 되고 노래가 되었습니다.

소녀 역시 청년의 자신을 향한 마음과 열정과 사랑이 싫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사랑을 키워 나가며 서로가 함께 할 수 있는 날을 아니 단지 만날 수 있기만을 기다리며 서로의 서신을 통해 그 애절함과 그리움을 달래는 나날을 보냈습니다.

꽃이 피고 봄이 오는 어느날 양가의 어르신들 끼리 청년과 소녀의 결혼을 허락하셨고 드디어 혼인날짜까지 잡게 되었습니다.

이제 꽃다운 두 청춘남녀는 마지막 사랑을 위해 더욱 더 서로의 감정과 마음을 불태우게 되었습니다.

같은 하늘아래 같은 영혼을 가지게 되었지만 몸만은 서로 조금 멀어져 있었습니다.

청년은 그 조금 먼 거리가 지구 반대편에 있는 거리만큼이나 느껴졌습니다.

왜냐하면 형편이 어려운 가정에 직장을 쉽게 팽개치고 이틀씩이나 비울수 있는 처지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서로의 서신속에는 현실의 굴레속에서 쉽게 벗어날 수 없는 냉정함만이 그들을 가로막았습니다.

결혼 날짜가 다가올수록 그들의 만남에 대한 열망은 더 커져만 갔습니다.

 

결혼은 약력으로 6월 6일로 정해졌습니다.

결혼 5일 전인 6월 1일 소녀가 청년을 만나기로 약속하였으나 그것조차도 여의치 않아서 서로에게 애끓는 상처만 남기게 되었습니다.

결혼 날이 다가올수록 그들이 기다리는 하루하루가 1년과도 같은 시간이었습니다."

 

사랑의 결실이 이루어지기까지 그렇게 쉬운것은 없는것 같습니다.

서로에 대한 기다림 또 기다림, 그리고 애절함 또 애절함, 그리고 외로움 또 외로움.

이러한 지루하고 혹독한 감기같은 것을 앓고나서야 진정한 튼실하고 커다란 사랑의 열매을 맺게 된다는 것을.

 

사랑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한결같은 마음으로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2,000년전이나 40년 전이나 스마트폰이 대세인 지금의 최첨단 시대에도 사랑을 표현하고 나누고 느끼는 방법이 다를뿐 그 사랑의 본질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 없이 동일합니다.

 

2013년 7월 16일 화요일 오후 11시 15분 양 재 범

 

 

 

반응형

'편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간의 존엄성  (0) 2013.08.08
피터드러커를 통해 본 삶의 가치와 기준  (0) 2013.07.23
호산나 교회 아버지 학교를 수료하며  (0) 2013.07.12
사랑하는 아내에게  (2) 2013.07.12
아들 현석이에게  (0) 2013.0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