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아들 현석이에게

Stage2 2013. 7. 5.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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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현석이에게

 

평소에 현석이에게 편지를 꼭 써야지 하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번 아버지 학교의 숙제를 통해서 실천하게 되어 다행이다.

 

현석이가 이세상에 태어난 지 벌써 11년하고 7개월이 지나가고 있구나.

현석이가 태어난 날 눈도 못 뜬 아기를 보며 아빠 엄마가 얼마나 기쁘고 신기해했는지 그리고 아빠 엄마로 인해 하나의 고귀한 생명이 탄생한 경이로움에 얼마나 감탄했는지 그 순간을 잊을 수가 없다.

시간이 지나고 아빠 엄마가 이세상을 떠날 때까지 현석이가 우리 부부의 소중한 아들로 태어난 것은 분명한 축복이고 무한한 감동임을 영원히 간직하고 살아갈 것이다.

 

아빠 책상 앞에는 현석이와 관련된 물건들이 놓여있다. 아주 깜찍한 표정으로 찍은 100일 사진과 돌 사진, 3살 무렵 네 엄마와 함께 광안리 해수욕장에 놀러가서 찍었던 사진, 5살 해운대에서 어느 익명의 화가가 그려준 초상화 그리고 5학년 때 학교 수업 중 아빠를 화를 잘 내지만 뭐든지 잘 사주는 사람으로 소개한 과제물 등. 이것들은 아빠에게 아주 소중한 애장품이자 삶에 지치고 힘들 때마다 시들시들하고 지루한 일상에 새로운 활력과 힘을 주는 상징물이다. 또한 잔잔한 감동과 위안을 받으며 마음의 평안과 무한한 상상력을 얻기도 한다.

 

현석이가 신생아 때 아빠 한쪽 팔뚝에 쏙 들어 갈만큼 작은 아이였는데 벌써 초등학교 최고학년이 된 것을 보니 세월이라는 것이 겉잡을 수 없을 만큼 빠르고 무상하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과거를 돌아보면 조금 더 잘 해주지 못해 항상 아쉬움이 남지만 현재 우리 아들이 훌륭하게 성장하고 씩씩하게 자신의 삶을 잘 꾸려나가고 있음을 확신한다. 아빠보다는 네 엄마의 헌신적인 노력과 정성이 지금의 너를 만들었음을 항상 기억하고 너는 엄마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기 바란다. 그리고 엄마에게 더욱 더 친절한 아들이 되어 주기 바란다.

 

이번에 현석이에게 칭찬해주고 싶은 것이 있다면 작년 6월에 태권도 1단을 딴 이후 거기서 그치지 않고 꾸준히 준비하고 노력하여 태권도 2단 합격이라는 한 단계 높은 성취를 이룬 것이다. 그만큼 현석이는 성실하고 꾸준하고 끈기 있는 사람임을 잘 증명해 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아빠는 네 나이에 1단에서 멈췄지만 아빠의 아들인 현석이는 2단에 도전하여 성공했으니 대단하고 의미 있는 일이다. 이런 작은 성공경험들이 모여서 나중에 큰 성공으로 이어짐을 알고 작은 일 하나에도 최선을 다하는 현석이가 되어라.

 

앞으로 중·고등학교와 대학에서 학업을 마치고 사회에 나아가게 되며 언젠가는 부모의 품으로부터 독립하게 되겠지. 그런 현석이에게 아빠가 당부하고 싶은 말을 몇 자 적어보고자 한다.

 

첫째, 굳건한 신앙의 토대를 갖기 바란다. 그냥 남들이 믿으니까 믿는 것이 아니라 공부를 통해서 그야말로 굳건한 믿음의 토대를 닦는 일은 현석이가 앞으로 살아가면서 맞닥뜨릴 어떠한 고난과 시련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담대할 수 있는 든든한 방파제가 되어 줄 것이다.

매일 정기적으로 기도하며 성경을 통해 말씀을 배우며 하느님을 찬양하고 경배하며 하나님을 닮아가는 삶을 살아가길 바란다. 비록 아빠가 늦게 신앙생활에 입문하게 되었지만 우리 현석이가 지금이나마 이런 진리의 길을 구하게 된 것을 매우 감사하게 생각한다. 이 또한 하나님의 계획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둘째, 건강한 신체에서 건전한 정신이 나오듯이 정신을 담는 집인 신체를 항상 귀하게 생각하고 정기적으로 잘 단련해야 한다. 쓸데없는 모험심이나 허영심으로 신체를 위험에 빠뜨리거나 유혹에 젖지 않도록 아껴서 사용해야 한다.

 

셋째, 좋은 습관을 가져라. 평생 지니고 함께 할 좋은 습관을 10대에 가질 수 있다면 대단한 힘으로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누구에게나 고운 말을 사용하기, 누가 보든 보지 않든 반듯하게 앉기, 자신감 있되 겸손하게 행동하기, 도움을 받았을 때 감사 인사를 하기, 자신이 누리고 있는 것에 대해 항상 감사하는 마음 갖기, 부모 및 어른에게 존댓말을 사용하기, 타인뿐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도 정직하기, 자기 물건을 챙기고 주변을 정리정돈하기 등과 같은 좋은 습관이라 할 수 있는 것들을 반드시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넷째, 유희와 오락을 가까이 하지 않고 늘 글을 읽고 쓰는 일을 통해서 자신을 훈련시켜 나가기 바란다. 이러한 훈련은 생각과 사고의 지평을 확대하고 자신의 의견을 논리적으로 정리하고 언어화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수 있다. 또한 평생을 살아가면서 남이 만들어낸 유행이나 인기에 병합하지 않으며 세상의 기준이 아닌 현석이 만의 관점과 잣대로 살아갈 수 있는 틀을 세워 줄 것이다.

 

다섯째, 앞으로 학교와 사회에서 수없이 경험해야 할 ‘경쟁 상황을 즐기기 바란다.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는 자본주의와 민주주의라는 체제를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이런 체제가 주는 부정적 영향력보다는 긍정적 결과물이 더 많음을 인지하기 바란다. 경쟁이야 말로 현석이의 무한한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는 최고의 수단으로 생각하고 자존감을 가지고 자신 있게 세상과 경쟁하여 나아가는 아빠의 아들이 되기 바란다.

 

이상에 적어놓은 것이 아빠의 너무 많은 욕심일 수 있다. 하지만 현석이가 살아가면서 반드시 필요한 것임을 명심하고 현재에는 이해가 가지 않고 귀찮게만 느껴지더라도 차근차근 곰곰이 되새기면서 실천해 보기 바란다. 훗날 어른이 되어 오늘 너에게 당부한 이 말들이 결코 변하지 않는 진리로 다가올 날이 있음을 확신한다.

 

현석아!

마지막으로 항상 아빠는 너의 편에서 너를 응원하며 너를 보호하며 지켜 줄 것이다. 세월이 흘러 네가 나이를 먹고 한 여자의 남편, 아이들의 아빠 그리고 한 가정의 가장이 되더라도 아빠가 살아 있는 한 너는 내 아들이고 나는 너의 아버지일 것이다. 그러니 아빠를 믿고 너와 항상 함께하는 하나님을 믿고 어떠한 어려운 고난과 역경 속에서도 너의 마음을 강하게 하고 담대하게 하여 앞으로 나아가길 바란다.

 

사랑한다. 현석아!

비오는 초여름 책상 앞에서

2013 74일 늦은 밤,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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