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회사동료의 퇴사선언

Stage2 2021. 8. 4. 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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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월요일 오후내내 세일즈 팀의 미팅을 늦게까지 마치고 퇴근하려는 참이었다.

동료인 R부장이 저녁이나 함께하자고 하길래 그러자고 했다.

 

사무실 근처 식당을 찾으려하는데 할 말이 있다는 것이 아닌가.

순간 뭔가 확 느낌이 왔다. 퇴사와 같은 폭탄선언이었다.

 

회사에 입사한지 약 2년이 되어가고 어느정도 한팀으로 적응이 되고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모든것을 이미 결정내려놓고 퇴사는 하나의 절차만을 남겨둔 것이었다.

새로운 업을 위해 나간다고 했다.

다행이 해운업계 잘 알려진 싱가폴의 한 벙커샘플업체의 한국대리점역할이었다.

 

판매단위가 그리 크지않은 매출금액이지만 기존의 거래선이 확보되어 있는만큼

어느정도의 수입에 대해서는 합의를 보고 한 모양이다.

부럽기도하고 한편으로는 나 역시 더 열심히 하다보면 더 좋은 기회도 생길수 

있겠다라는 괜한 자신감(?)이 차올랐다.

물론 R부장과 나의 실력과 개별능력은 각자의 차이가 있겠지만 말이다.

 

나도 뭔가 내 업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현재의 회사에서 주어진 일과 지속적인 변화에 대한 수동적 대응에 대해

조금 진저리가 나고 있는 시점이다.

거기에 나의 자존감은 자꾸만 바닥을 기고 있으니, 뭔가 돌파구를 찾고 싶었다.

 

허나 내가 현재 가장 많은 경제적 혜택을 기대할 수 있는 곳은 나의 직장이기에

동료의 새로운 제 2의 인생을 축하해주는 반면,

나는 어떻게 이 회사에서 함께 해갈 수 있을까라는 근원적인 질문을 던진다.

 

그 해답은 일단 내가 당면한 내 일에 최우선적인 에너지를 쏟아야한다는 것이다.

매일 전체 내가 쓸수있는 시간과 에너지가 100이라면 70은 현재 나의 회사에

30은 내가 살아갈 미래에 투자하기로..

 

허나 당장 휴가시즌이 끝나가기시작할 이즈음 노르웨이 본사에서 드디어 움직이기 시작했다.

갑자기 받아야할 온라인 교육과 미팅 그리고 온라인 워크샵 등의 일정들이

줄줄이 잡혀있지 않은가.

 

정말 지난 21년의 직장생활 중 전반 10년을 박봉으로 지내고

이후 11년을 나름 업그레이드 된 샐러리로 지내왔던 터이다.

그럼에도 현재 불투명한 내 재정상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에 충실한 직장생활 밖에 없음을 다시 되뇌이게 된다.

 

어쩌면 이 변화하고 있는 세상속에 절대 망하지 않을 이 회사를 

내 변화의 훌륭한 도구와 레버리지로 활용하여 나의 능력과 한계를

한단계 반드시 올려놓고 개선시키는 발상의 전환을 다짐한다.

 

어쨌든 동료의 새로운 출발은 모르겠지만, 이렇게 독립적인 업을 할 기회가 부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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