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아들의 군입대

Stage2 2021. 4. 20. 01:59
반응형

아들의 군입대날이다.

 

오후 1시쯤 논산 육군훈련소 앞에 사람들이 장사진을 이루었다.

점심식사를 함께하고 드디어 마지막 이별을 앞두고 

마지막 포옹을 했다. 아내도 번갈아가며 안아주었다.

눈물이 핑 돌았다.

코로나로 인해 별도의 입영식은 없었고 단지 부모님과 입소자를

구분하는 리본줄이 쳐 있었다.

아들은 드디어 그 쳐진 리본줄 끝에 인솔하는 군인의 안내를 받으며

입소했다.

리본줄 넘어로 아들은 멀리 사라질때까지 우리에게 손을 흔들어 대었다.

멀어질수록 가슴이 짠하게 다가왔다.

부모로서 처음 느끼는 감정이었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계속 글썽인다.

 

집에 도착하고 아들의 방을 보니 더 허전함이 몰려왔다.

아내와 함께 있다는게 그나마 위안이 되었다.

아내 또한 나와 같은 심정일것이다.

저녁 식사를 하며 아내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서로 훌쩍거렸다.

약 20년동안 아이를 위해 쏟은 정성과 에너지, 함께한 시간들.

부모로서 잘못한 일들과 아이 앞에서 부부싸움을 한일들.

좋은거 보다는 나쁜 일들만 생각났다.

조금더 잘 대해주지 못하고 이해해주지 못한게 한스럽다.

 

부모가 되어 보지 않고는 느껴보지 못한 그런 경험을 한 날이다.

군에 가기전엔 군에 들어가서 빨리 더 큰 어른이 되어 돌아오길 바랬다.

그러나 막상 군에 들어간 아들의 빈자리가 이렇게 크게 다가올 줄이야.

이 또한 조금있으면 적응이 되지 않겠는가.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니...

 

아들이 무사히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건강히 돌아오길 기도한다.

 

 

반응형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회복탄력성(Resilience)  (0) 2021.05.24
도전을 위한 불씨  (0) 2021.05.17
2021년 4월 둘째주-심리적 박탈감  (0) 2021.04.16
알에서 깨어나다  (0) 2021.03.31
절망과 희망의 롤러코스터  (0) 2021.0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