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축구 모임과 아내와의 약속

Stage2 2018. 3. 26.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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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토요일 오전 약 3주만에 처음 조기축구 모임에 참석했다.

아직 회복되지 않은 발목부상으로 인해 수영장을 혼자 갈까하다 최소한 축구경기를 위한 기본기 연마와 태규형 등 아는 지인들과의 관계 유지 그리고 필드에서 느끼는 자유와 행복감을 선택하기로 결심했다.

 

막상 축구경기를 뛰지는 않았지만 나름 개인운동과 조깅으로 다친 발목을 보호하였다.

 

통상 경기 종료시간인 10시 이후 함께 브런치로 동대식당에서 찌게를 먹고는 커피한잔으로 그동안의 못봤던 시간의 간격을 색칠해 나간다.

언제부터인가 토요일 오전은 언제나 그런 썰레임이 있는 시간이자 나에게 주말을 시작하는 소중한 통과의례가 되어 왔다.

그렇게 오전을 보내고 11시에서 12시 사이에 집에 도착하면 충만함으로 이후 시간들을 맞이할 수 있다.

 

그러나 어제는 내가 아내의 치과 동행을 고려해 일찍 집으로 도착해야 했음에도 조금 늦었더니 아내가 이미 화가 나 있음을 알게 되어 아주 당황스러운 상황이 되었다.

결국 아내는 혼자 치과병원을 갔다와서는 이를 문제로 나를 못마땅하게 대하고는 서로간의 언쟁으로 이어졌다.  

 

축구모임이 먼저냐 아니면 아내와의 약속이 먼저냐에 대한 우선순위는 당연히 아내와의 약속이다.

나름 일찍왔다고 생각했던 나의 생각은 아내의 화난 얼굴에 한순간에 잘못된 판단이 되어 버렸고 오로지 아내의 입장에서 상황을 재해석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수없이 많은 변명과 아내의 지나친 욕심으로 치부해 보려 하지만 결국 돌아오는건 나를 방어하기 위한 한낱 알량한 자존심이다.

 

대범하고 관대함을 가진 그런 남편이기를 또 그렇게 살아가야하는 가장이기를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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