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아이와의 대화

Stage2 2016. 7. 12.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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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가족과 저녁을 먹다 현재 친구들과의 관계로 인해 힘들어 하고 있는 아들의 마음을 알게 되었다. 답답한 마음에 왜 그런걸로 스스로 아파하고 힘들어 하냐며 다그친 자리가 되어 버렸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저녁식사 후 아들과 함께 운동을 하자고 해서 인근 공원에서 운동을 하게 되었다. 333운동을 통해 기초체력운동을 하고 태권도 발차기와 스트레칭으로 마무리를 하였다.

333운동은 300미터를 전력질주하되 1분 10초 이내에 들어와야 하며, 3분 쉬고, 이를 3회 실시하는 것이다.

 

집에 복귀하여 함께 샤워를 하며 우연히 아빠인 내가 10점 만점에 몇점이냐고 물어 보았다. 그러니 아들은 아주 망설이더니 6점이라고 했다. 나는 실망스런 말투로 왜 그거밖에 안돼냐고 하며 나머지 4점이 모자란 이유를 물었다.

 

아들은 한참을 망설이며 뜸을 들였다. 그리고 이유를 말하면 아빠가 화를 내실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난 괜찮다고 솔직히 남자대 남자로 말해보라고 하자 아들이 말을 꺼내었다.

 

"아빤 우리 가족보다 할머니를 더 챙기고 사랑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엄마가 마음 아파 하잖아요."

 

완전히 뒤통수를 맞은 심정이었지만, 아이의 눈에도 현재의 상황들이 그대로 보여지고 있다는 생각에 단지 아내로 부터 세뇌당하고 있다는 나의 변명은 더 이상 정당화 될 수 없었다.

 

마지막 아들의 말이 더 현실적이고 인상적이었다.

 

"아빠, 나중에 나이들어서 누구하고 더 오래 살거예요. 할머니가 아니고 엄마잖아요."

 

물론 이제 우리 가족간의 연대와 화목이 많이 좋아진 요즘이지만 그동안 아이의 눈에 비친 나의 생각들이 때론 이기적이고 못마땅 했음을 이제야 알게되었다.

 

아이와 앞으로 종종 이런 대화는 충분히 해볼만 하다. 이를 통해 아이의 눈에 비춰진 나를 알게 되었으니 말이다.

 

2016. 7. 12 화 오전 7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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