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식당에서 벌어진 일 - 조직운영의 묘

Stage2 2022. 7. 30. 07:30
반응형

어제 마신 술이 아침의 기상을 조금 더디게 했다.

평소보다는 약간 과음했다는 느낌이었지만 일상생활에는 지장이 없었다.

그저 약간 평소의 일과보다 약 30분 늦게 시작할 뿐이다.

 

중앙동 사무실에서 하루종일 혼자 있었다.

김부장도 오늘은 외부 출장이 있다며 늦은 아침 Teams로 문자가 왔다.

혼자인 만큼 자유롭고 느근한 주말을 앞둔 금요일의 한가로움과 고요함을 맛보았다.

그동안 밀려있었던 Challenger Hub On-line Training 을 시작해야겠다고 마음먹었지만

이 또한 새롭게 밀려오는 다른 업무들로 채워져 시작조차 할수 없었다.

 

저녁식사는 아내와 아들과 함께 외식을 했다.

동네 인근에 유명한 동원장수촌이라는 오리백숙집이었는데

4명의 대기 번호표를 받고 약 30분을 기다리고서야 들어갈수 있었다.

우리와 함께 입장한 4팀이 있었는데 식당 직원은 준비한 백숙이 거의 바닥이 나서 테이블당 

온마리가 아닌 반마리(약 2명식사분)만 제공가능하다고 했다.

 

 

그중 한팀의 아저씨가 화를 내시며 나가버렸다.

한참을 기다리다 백숙을 먹으러 왔는데 왜 그럼 미리 얘기해주지 않았느냐며 말이다.

우리 아들도 노골적으로 이 식당이 배가 불렀다며 독설을 퍼부었다.

아들의 반응에 살짝 위기가 있었지만 아내와 나는 그냥 반마리라도 먹기로 하고 다른 요리도 함께 

시켜서 먹자고 해서 식사를 하게 되었다.

 

그런데 우리가 백숙을 먹고 다른 요리까지 나올동안 바로 옆 테이블에는 아무 음식도 나오지 않았다.

약간 미안하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을 무렵 옆 테이블 60대로 보이는 부부였는데 여성분이 식당 직원과

종업원에게 다가가서 불평을 하고 돌아왔다. 

그리고 또 약 몇분이 흐른후에도 음식이 나오지 않자 여성분이 이젠 식당 사장님에게 따지기 시작했다.

드디어 음식이 나오고 먹기 시작할 무렵, 그 여성분이 그 식당 종업원에게 다른 테이블 음식도 안나오니 

빨리 준비해야하는거 아니냐고 했다. 

그런데 손님응대에 지친 나이들어 보이는 직원분은 조용히 그 여성분에게 말씀하셨다.

"다른 테이블 신경쓰지 말고 아줌마 테이블이나 신경쓰세요!"

이렇게 말하고는 훌쩍  그 홀을 나가 버렸다.

 

옆에 이를 듣고 있던 우리 테이블을 포함한 다른 손님들은 실소를 금할수 없어 끼덕거리며 웃었다.

이에 분노한 그 여성분은 그 홀을 나가 다시 그 직원분을 찾아 따졌고 식당 사장님과 잠깐이 

신랑이가 벌어지더니 이미 나온 음식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냥 나가버렸다.

 

 

우리 옆 방에는 단체손님이 왔었는데 칸막이로 구분이 되어 있었지만 제대로 방음이 되지 않았다.

너무 시끄럽게 떠들며 갑자기 싸울듯한 목소리가 크게 들리더니 이내 웃음으로 바뀌고 고래고래

고함을 치는 소리가 들렸다.

 

허기를 채우고 음식을 거의 다 먹어갈쯤 "이제 다시는 여기 오지말자"라고 가족들에게 말했다.

그러자 아들은 언제는 예전에 와서 그렇게 말해놓고 오늘 여기 왔는데 나중에 또 올거잖아라고 했다.

그런데 이번엔 진짜라고 아들에게 말하며 씁씁한 오늘의 가족 회식을 마쳤다.

 

과연 음식맛만 좋으면 식당이 성공할 수 있을까.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식당운영과 직원들의 질높은 서비스도 뒷받침이 충분이 되어야 되지 않을까.

어쨌든 여전히 이 식당은 TV에 맛집으로 소개된지

약 10년이 넘게 흘렀음에도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물론 오늘 손님이었던 한 여성분은 너무 오지랖이 넓은 바람에 스스로 자멸한 경우이다.

나도 영업을 하는 입장에서 오늘 식당 직원들이 받았을 스트레스를 감안하면 충분히 서로 이해해야하지만

이런 상황이 벌어지기까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운영 시스템과 식당 사장님의 미숙한 손님응대가

제일 큰 문제라면 문제이기도 하다.

 

현재 내가 속한 조직 역시 나의 고객들이 위와 비슷한 경험으로 인해 힘들어 하고 있는지 점검해볼 일이다.

 

 

반응형